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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라면 먹기

바다에 내리는 비 2008. 4. 19. 23:16

땀이 나도록 더운 봄

널부러진 겨울을 구석방에 쑤셔넣고

묵어있던 이불을 빨아 널고

앉았다.

그늘이 춥게 느껴진 것이 엇그제인데

시원함이 느껴졌다.

 

자꾸 맘이 울쩍하다.

차라리 비라도 오면 비 핑게나 댈텐데

너무 명랑한 날씨에

구멍난 가슴 한켠이 가렵다.

 

이럴 땐 매운 라면을 먹어야 한다.

우울증에 좋텐다.

차가운 물에 콩나물과 한 뭉텡이 남은 양배추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건더기 스프와 매운 스프를 넣고

부글부글 .. 거기에 화분에 있는 부추도 댕강 뜯어와 넣었다.

라면을 넣고,

다시 고춧가루와 얼린 청양고추를 �어 넣었다.

다 익었을까 싶을 즈음 불을 꺼야한다. 

김치 하나, 수저를 들고 TV앞에 앉는다. 

뭘 하는지 모르는 TV를 보며 매운 라면을 먹는다.

땀이 잘 안나지만 요즘엔 땀이 좀 난다.

우울할 땐 입안이 얼얼하도록 매운 것을 먹는다. 

울고 싶은 날에도 좋다.

그러면 땀이 나니까 .. 눈물이 안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