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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골프장 반대 릴레이 단식 4일째 - 단식일기 : 진보신당 강

바다에 내리는 비 2008. 10. 6. 10:57
지난해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열심히 �아다녔는데
다른 일에 또 �아다니다보니 아무래도 그만큼 못하는게 못내 하늘타리님이나 개똥이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렇게 가끔씩 전해오는 메일을 볼 때마다 좀 맘이 무거웠어요
카페에 들어와서 휘~잉 둘러보고 가는 게 전부였으니 .. 당연히 그랬겠지요.
릴레이 단식이 있다길래 .. 나름 미안한 마음을 덜어보고자 신청을 하고 .. 정말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9시가 조그 안돼서 계산역에 내렸는데 5번출구로 나와서 산 방향으로 오랬는데
산 방향이 어디란거야 하면서 .. 출구에서 나와 고개를 드니 산이 보이길래 출구방향으로 그냥 걸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 다시 전화를 해서 물어물어 체육공원에 가까와 오니 그제서야 알겠더군요.
전에는 그냥 사람들 �아다니며 산에도 오르고 길도 걷고해서 별 생각없이 걸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어언 .. 1년여 됐으니 ..
 
운동을 안해서 그런지 하느재까지 가는 짧은 거리동엔 무지 숨이 차고, 몇 번을 쉬어가면서 올랐는지 모릅니다. 하늘타리님은 4일째 도우미를 하시는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시느라 긴장이 많이 되셔선지 많이 힘들어보였습니다. 기획과 진행을 해야하니 여간 힘드시지 않으실텐데 ..  그런 분과 함께 오르면서 헉헉대는 제 모습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겨우겨우 오른 하느재는 빙과류를 파는 청년이 있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가고 있었고, 쉼터에도 많은 분들이 앉아 계셨습니다. 현수막을 달고, 자리를 정리하고 앉았는데 청산님이 들러서 길가는 분들을 막아서며 서명판을 넘기십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다며 서명을 부탁드리면 98%이상 발걸음을 멈추시지요. 그렇게 한시간여 념게 함께 하시다가 일을 보러 내려가셨습니다. 천천히 숨고르기를 하며 진행하려고 했다가 열성적인 모습에 하루지만 쥔장을 맡은 자로서 열심히 했습니다. ^^
 
토요일인데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CA시간에 단체로 산오르기를 하러 온 학생들도 많았고, 어린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들도 많았고, 등산복을 챙겨입고 산을 오르시는 분들도 많았고 ..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쉼 없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가끔 나는 골프장 찬성이야 하면서 산을 오르는 분도 계시긴 했지만 그런 분이 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 .. '하는 ..
 
사실 단식이라고 하면 시간 보내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밥 세끼 안먹을 뿐인데 뭔 시간이 그렇게도 많아지는지 .. 그래서 사진도 찍고, 책도 읽고, 글도 쓰겠다고 바리바리 싸들고 갔는데 .. 정말이기 그럴 여가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서명도 정말 많이 하시고, 사람들도 정말 많이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골프장을 왜 반대해요?" 아이들이 묻습니다.
"산은 우리 모두가 아무나 언제나 오를 수 있지만 골프장은 거의 갈 수 없거든. 게다가 산은 마음만 있으면 오를 수 있지만 골프장은 마음이 있어도 돈이 없으면 못가거든 .. 우리 친구는 어때?" 하고 간단한 설명과 함께 물어보면
"저도 골프장 반대할래요" .. "산이 더 좋아요.." 하고 답합니다.
 
5살짜리 꼬마가 자기도 반대한다면서 서명을 하고 싶다며 이제 막 배운 이름자를 썼습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어린 동생이 볼펜을 쥐려하자 너는 아직 안돼 .. 하며 나름 뿌듯한 목소리로 타이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5살짜리 어린 아이도 무엇이 더 좋은 것인지 아는데 .. 대기업 회장이라는 사람이 뭐하는 짓인가 싶었습니다. 사실 저는 산이 누군가의 소유라는 사실도 좀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 중에 하나거든요. 산이나 바다, 하늘과 땅은 우리 모두의 것인데 .. 언제 이렇게 금을 긋고 주인행사를 하는 것인지 ..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백발의 어르신이 설명해 주셔서 첨 알았네요. 신격호회장이 일본에서 투기 배워와서 우리나라 곳곳에 땅 사두고 투기를 시작한 원조라는 사실이요. 참 가지가지 한다 싶습니다. 게다가 가까운 영종도 몇십홀이 넘는 골프장이 있고 게다가 더 가까운 청라에도 30홀 가량의 골프장을 짓고 있다는 말에 참 경악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많은 투기로 그렇게 많은 이익을 봤으면 .. 계양산 쯤은 인천시민들에게 기증해야 옳은 것 아니겠습니까? 부자가 참 자랑할 것이 못되는 게 ... 아마도 99개 가지고 있으면서 1개 가진 사람 것 빼앗아 100개 만들려한다는 추잡한 욕심 때문이라는 거 .. 그래봤자 죽을 때 땅 한평에 뭍힐텐데 왜 그럴까요?
 
오후 2시 경에는 지난 3월에 만들었다는 <함께 사는 우리>라는 인터넷 방송국에서 세분이나 취재를 오셨습니다. 생각보다 가파른 고개를 오르느라 완전 진이 빠지셨습니다. 이곳저곳 헤매시다고 오셨다네요. 아주 개인적인 의미에서 골프장을 반대하는 이유와 시장이나 구청장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네요. 사무처장이신 하늘타리님이 아래로 일보러 내려가셔서 하는 수 없이 제가 서툰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리고 서명하는 시민들을 인터뷰하고 .. 내려가셨습니다.
 
자기는 개발찬성하는 주민대책위원이라며 왜 반대하냐고 물으십니다.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많이 피해를 보는지 아느냐고 .. 생산이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묶여서 생산도 못하고 화장실이 무너지고 집이 부숴져도 수리도 못한다고 .. 70%가 그린벨트라고 .. 화장실도 못 고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데에 대해서는 피해를 보고 계신것에 대해서는 나름 긍정하면스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 대안으로 국가유공자처럼 자녀학비를 무상으로 한다던가 연금이 나온다던가 하는 방법으로 하는 게 맞지 않겠냐구요 .. 그랬더니 그럼 그것을 위해서 단식을 하라네요 .. 피해을 입은 당신들이 직접하셔아 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냥 고개 돌려서 가버리셨습니다. 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지나자 또 한 어르신이 왜 반대하냐며 꼬장을 부리셨습니다. 꽤 많은 시민들이 앉아 쉬고 었고, 오가고 있었는데 그 어르신이 저와 하늘타리님께 언성을 높히시자 오히려 서명하시는 분들이 갑자기 더 많아지셨습니다. 반대자가 생기자 연대가 더욱 강건해지는 건가요? ^^
 
오후가 되자 산위 바람이 서늘해졌습니다. 가을이래도 꽤 더운 날씨라 반팔을 입고 왔는데 그리 춥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열이 많은 탓도 있지만 능선치고는 그리 춥지 않았지만 하늘에 구름이 많아지면서는 좀 서늘해졌습니다. 서명하시던 몇몇 분들은 겨울에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밥은 먹고하지 그러냐고 ..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 ' 하면서 저도 은근 걱정이 들었습니다. 느적거리기 싫어서 일찌감치 하기로 했지만 한 겨울에 해야할 분들을 생각하니 하루 동안이기는 해도 걱정이 많이 들더군요. 
 
그 시간이 되자 빙과류와 음료를 파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삼촌 되시는 분이 사장이고 본인은 주말과 공휴일에만 하는 일이고 해서 추석 전 부터 알바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루 세 번 30~40KG의 음료와 빙과를 들고 올라야 하는게 제일 힘들다고 합니다. 전에는 무슨 일을 했냐 했더니 .. 말년 병장이랍니다. ^^ 사람들 사귐성도 좋고 장사도 아주 즐겁게 잘 하더군요. 어제 분은 오락가락 운동도 하시던데 다리 운동이라도 하라고 걱정도 해주고 .. 칡즙까지 가져오더군요. 단식은 물만 먹는다고 하니 생수로 바꿔줬습니다. 주말도 사람이 많지만 일요일이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합니다. 일요일에는 테클을 거시거나 시비거시는 좀 특별한 분이 두 분 계시다며 정보도 나눠주구요 ..
 
4시 30분이 좀 넘었는데.. 구름이 많아져서 생각보다 어두워진 날씨 .. 음료수 장사가 6시에 끝난다고 했는데 벌써 자리정리를 도와주시는 분이 오셨습니다. 비가 올까 걱정이 좀 됐지만 그런 예보는 없었으니 .. 하며 예보를 믿었지요. 사람들도 그제야 좀 줄었구요 .. 슬슬 심심해져서 서명지를 세어보니 얼추 500여명이 넘어갔더군요 .. 그제야 슬슬 추위를 느낀 저도 준비해간 무릎담요를 어깨에 걸쳤습니다.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았고, 서명 독려도 해야했고, 서명지 정리도 하면서 ..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갔습니다.
 
하룻동안의 단식속에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된 하루였습니다. 곧 단풍이 물들어갈 산 .. 그리고 그 빛이 다 스러질 무렵 눈을 맞을 테지요. 그런 자연의 순리속에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물들어가고 스러지고 잠들어야 할까요 ..
 
*늦어진 단식일기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