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일상속에서, 내 안에서

Oct.27.08. 좀 차갑고 .. 다시 .. 흐린 아침.

바다에 내리는 비 2008. 10. 27. 09:00

잠결에 6시 알람을 들었지만 6시 30분 알람이 되서야 눈이 떠졌다.

아무래도 차가운 공기...가 나를 침대에 묶는다.

잠깐 눈이 감겨졌는데 놀라서 다시 눈을 떳다.

어떨 때는 잠시 감은 눈이 몇 십분  또는 몇 시간을 지나게 한 적이 있고, 그래서 약속을 놓치거나 포기한 적도 있던 기억 때문일꺼다.

쉬이 잠이 깨지 못한 건 한동안 정리되지 않던 집을 어제 좀 치웠던 탓이었을까?

후닥 일어나 .. 이를 닦으면서 어제 담가뒀던 묵은 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 했다. 

신문을 가져오고, 찻물을 끓이고, ... 차를 우리려다가 그냥 커피와 메실차를 탔다.

아랫집 명이가 낑낑거리며 문을 열더니 철퍼덕 한다.

후다닥 뛰어가보니 잘 익은 홍시를 한 쟁반 가져왔다. 문을 열어달라지 않고 .. 쟁반을 든 채 열려다가 감이 떨어진 것.

다행스럽게 묵사발이 되지는 않았다.

 

아이들이 숙제를 해오지 않았다.

내가 많이 혼나봐서 .. 혼내는 게 싫다. 부모의 조바심으로 아침에 조금 하는 영어공부 ..

긴 하루의 기분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다보니 진도는 나가지 않느다.

좋은 이야기 해주고, 즐겁게 가끔씩 하면 좋을 것도 같은데 ..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꺼 같아서 걱정스럽기도 하고

조금 더 생각해봐야겠다. 일단 겨울까지지만 .. 조금 나아지면 좋겠는데 ..

한동안 좀 짜증을 낸 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즐겁게 잘 하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도대체 영어라는 건 .. 언어라는 게 그렇듯이 .. 쩝 .. 그래서 정말 안하고 싶었다.

세월아 네월아 여유를 가지면서 해도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

맘이 불편하다.

 

차를 마시며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 수업시작.

읽고 해석하고 단어 시험을 보고 간단히 코멘트를 하면 약속한 40분은 금세 지나간다. 

Have a GoooD Day ~~~

 

아이들이 내려가고 빨래를 널었다.

주위 빌라들 때문에 늦게 해가 드는데 .. 게다가 해가 짧아져서 그러려내 했는데 날이 흐린 것.

앞에 빌라공사가 겨우 끝나간다 싶었는데 .. 건너편 블럭에서 다시 빌라를 짓기위해 주택을 부수고 있다.

집은 3~5월 사이에 지어야 튼튼하고 오래간다고 하던데 .. 도대체가 사람사는 집이 아니라 투기를 위한 집짓기가 ..얼마나 횡횡한지 ..

 

뭘 할까 하다가

아침 일기를 다시 쓰기로 했다

사실 지난 8-9월 한 달 간 인천시당 당원게시판에 한달간 아침일기를 썼었다.

아이들 공부와 아침일기는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어줬다.

시당에 쓰는 건 좀 .. 의무감도 있고, 책임감도 있고, 당게이다보니 걸러져야 할 내용도 많고 해서 ..

또 의식적으로 생활과 정치를 연계하는 노력을 했던 부분도 있어서 좀 부담이었다.

그러고 보니 거의 한 달 만이다.

다시 침대에 누운 적이 없다.

하지만 오늘 아침 ..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던 걸 생각하니 .. 뭔가 할 일이 있으면 좋게다는 생각 끝에

다시 아침일기를 쓰고, 다시 밥을 해먹기로 했다.

 

단순하게 산다는 의미는 도를 닦는 거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사는 것 .. 사실 대부분은 그렇게 산다. 가끔 쳇바퀴가 빠르게 가기도 하고 느리게 가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같은 게 싫었다. 뻔한 게 싫었고 ..

어쩌면 다른 이들의 뻔해보이는 삶이 더 꽉 채워진 것인지도 모른다.

삶이 뭐냐, 인생이 뭐냐, 어떻게 살아야 하냐. 뭘 하며 살아야 하냐 ..하는 배부른 고민 대신에

매일매일의 치열한 일상이 삶이 되고, 인생이 되고, 철학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일기를 쓰며 밥을 하고 .. 국을 끓였다.

그래 .. 밥을 해먹자. 소박하게 ..

한 두어 줌 쌀을 씻고, 조각 무에 김칫조각을 넣어 그냥 끓였다. 

삶을 다시 살아보는 것 .. 먹고 자고 싸고 일하고 하는 일상의 삶부터 다시 들여다 보기로 한다.

 

어제는 내내 .. 내가 당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아주 이기적이게도 .. 내가 즐거울 때 다른 사람이 고통스러운 게 싫다는 게 전부다.

그러니 절박함이 없고, 절실함이 없다.

그것이 내가 공허감에 시달리는 이유인 거 같다.

 

또 하나  .. 하루도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그 회상만으로도 가슴 한 켠이 칼로 베이는 듯 .. 구멍이 난 듯 아프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느낌의 사람을 만났었다.

단 한 번 보았기에 그리 친해지지도 않았고,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딱히 나를 끌어당기지도 않았고 ..

그런데 묘하게 이어지는 이미지 .. 아프던 가슴이 여전히 아프지만 덜 아프게 한다.

아무 의미 없어보이는 사람이 그를 닮아서 .. 상처조차 의미를 덜어내는 느낌이였다.

오늘 아침은 다시 아프지만 .. 그렇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 어제는 덜 아팠다.

 

월요일 아침 ..

우울한 하늘이 다시 걷힐 듯 밝아지는 느낌이 든다.

밥을 먹어야겠다.

 

오늘 할 일 :

1.옥션 반품 관련 - 운송장 번호 기재할 것

2.도시가스비 낼 것

3.숙 대신 와인시음회 갈 것(오후 1~4시 63빌딩 58층)

4.종이액자 만들어서 .. 사진 가져다 드릴 것

5.미디어위원회 모임(8:00 넘버3미디어에서)

6.11/1~5사이에 당원시사토론회 관련 문의할 것 .. (2일 제외)

7.또 뭐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