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7.금. 흐림 ... 왜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
삶의 무게는 어디로부터 기인하는 걸까?
그저 태어남으로서 나는 존재했다.
그것은 동물이나 식물과 다를 바가 없다.
'나' 라는 존재를 스스로가 인식하게 되었던 것은 언제였을까?
계기가 있었고, 분명 그러한 순간을 지났는데 정확히 생각나지는 않는다.
지금부터 .. '내'가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나를 떼어놓고 하나의 존재로서 생각할 수 있게 된 순간.
그때부터 나의 고민은 계속됐다.
왜 사는가? .. 너무 명징했다. 태어났으니까 살 뿐이다.
김광석이 자살을 했다. 아마 겨울이 한창이던 .. 그러나 봄을 기다리던 때였다.
자살에 대한 가치판단은 없었다
나는 왜 자살하지 않는가를 생각해 봤다.
어차피 죽음은 정해져 있는데 .. 굳이 죽기위해 뭘 한다는 것은 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도 하나의 선택이고 하나의 삶이라고 보지만 가치판단은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왜 사는가 .. 죽음은 무엇인가 .. 에 대한 대략의 개념이 정리되었다.
그후,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 .. 라는 질문에 직면한다.
단 한 번 뿐인 삶 .. 내가 없으면 세상도 '나아게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 삶에 가져야 할 것은
자유 Freedom는 내게 최상의 가치였고,
단 한 번의 삶이기 때문에 .. 도전challenger 또는 시도 try 온고이지신溫古以之新 .. 새로움 New ..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낯선 것에 도전하며 살아야 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리고 어제에 묶이지 않고, 내일에 두려움 없이 ..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었다.
길 밖으로 나가서 언제 죽을 지 모르는 생인데 .. 미래에 뭘 건다는 게 우스웠고,
그래서 더더욱 .. 현재, 그리고 지금 그 순간을 살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오래 살게 되었다.
그래서 '순간'을 사는데 약간의 걱정이 생겼다. 20대와30대를 열심히 살고보니 .. 왠만한 것은 경험을 다 해버린거다.
그래봐야 부처님 손바닥이요 .. 우주의 먼지보다 작은 경험이겠지만 '일반적'인 경험이라는 것을 해봤다고 하면 한 것이라서
삶에 대해 조금 무기력 해졌다고 할까?
어쩌면 한계를 알아버린 것일지도 모르고 .. 낯섦을 대하는 태도조차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가장 두려웠던 것 중에 하나가 익숙해진다는 것 ..
익숙함은 편안함을 준다. 그 편안함은 나를 불안하게 한다.
보통의 삶 .. 일반의 삶을 거부해왔다.
그래봤자 .. 거기에서 거기지만 ..
안정된 직장을 다니며 돈을 벌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집을 마련하고, 보험을 들고 .. 뭐 이런 것들 ..
진부해보였다.
단 한 번의 삶에서 남들과 똑같이 사는 게 싫었다.
뻔히 보이는 것들에 죽을 때까지 목숨걸고 사는 것이 싫었다.
할 수 있는 수 많은 것들 중에 하나일 뿐이지 .. 전부가 아닌데 .. 왜 그것만 요구하는지 아직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20대 후반의 상황과 30대 후반인 지금의 사람들에 인식은 좀 달라진 듯 보인다.
어쩌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그런지도 모르고 ..
믿었던 사람들에게서 버림받는 느낌 ..
의지할 사람들이 사라진 상황 ..
그렇게 삶의 의미를 잃고 헤메고 있을 때 ... 이미 나아게 살아있음生存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을 생각이 없었다.
지속되는 무기력과 우울 ... 그것을 벗어보고자 시도한 일 속에서 격은 또 하나의 배신감 ..
그리고 그렇게 활력있던 사람들의 '무기력과 우울'속에서 ..
지푸라기는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었다. "왜 살아? .... "
전에는 사람들에게 물었었다 .. "꿈이 뭐야? 어렸을때 꿈 ... "
그냥 살고,
죽지 못해 살고,
살다보니 살아야 하는 삶이란 게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엄마다.
당신이 원하는 걸 하면서 살지 않았다. 흔하게 효도라는 걸 해본 적이 없다. 그런 당신께 .. 해줄 것은 당신 앞에 가지 않는 것 ..
젊은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당신 앞에 선 두 가지의 삶에서.. 기꺼이 당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선택한 자녀양육.
삼남매를 젊은 엄마가 다 책임지는 치열하고 녹록지 않은 삶에 대한 여정은 흔해빠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신에겐 전부인 삶이었다.
그저 그런 당신 삶에 대한 존중이자 예의라는 억지 이유를 대며 ..
그 시간을 버텨냈다.
그런 배신의 상황에서 바둥거리고 허우적 거리며 느꼇던 절망, 당황, 혼란 ..
동시에 묘한 .. 자유스러움 ...
스스로를 인식했던 순간의 .. 그 의미로 나는 다시 서 있었다
보통의 삶을 이루는 일상의 치열함을 느끼게 되었고
수천 수백넌 동안 이어져 온 보통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결코 풀리지 않을 꺼 같은 문제들에 호감이 생겼고 ...
가을앓음 .. 이었고
동생 시아빠의 죽음에 붙혀 .. 가슴을 누르는 무엇인가에 허우적 거리며
방 바닥에 붙어 바둥거리는 내 body를 보며 .. 혼란스러워졌고 ..
아빠 또는 시아빠를 잃은 제부와 동생에게 건넨 말 ..
잘 사는 것이 먼저가신 당신 앞에 그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말을 하고 나서 .. 그 말에 대한 책임 같은 게 느껴졌다.
그래도 다시 정신을 차리는데는 2~3일 걸린 듯 ..
집안이 엉망이다
정리를 좀 해야겠다
목욕도 다녀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