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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화활동가 포럼을 다녀와서 ~

바다에 내리는 비 2009. 1. 2. 16:48

해를 넘기지 않으려 했는데 .. 어영부영 해가 넘어가고 말았네요 .. 햇수로 2년이나 지났군 .. 날짜는 기껏 1주일도 안됐구만 .. ㅡ.ㅡ
오랜만에 먼데를 다녀왔네요. 12월 일정이 거의 없어서 정리좀 하고 계획좀 세우며 보낼라 했는데 .. 생각잖게 새끼줄들이 달려서 .. 바빳던 연말 ..
그저 하룻밤 지났을 뿐인데 .. 휴가같은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재야의 종소리를 몇 개 듣다가 엄마와 함께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잠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래도 새해 첫 날이라고 .. 오늘은 공사장 일이 없다네요.

어느 저녁 결 전화가 왔어요.
독립문화활동가 포럼이 부산에서 있는데 가지 않겠느냐는 .. 마침 스케쥴도 비었고, 답답한 중에 기차여행을 생각하니 올커니 하면서 설명은 듣는 둥 마는 둥 OK를 했죠. KTX를 두번째로 탔습니다. 첫번째는 누가 반값 티켓을 줘서 지난해 11월 말에 목포를 다녀왔었죠.
바닷가 없이 항구만 있는 목포에서 모래해변 대신에 항구를 따라 걷던 일이 가장 생각나요 .. 바닷가라기 보다 항구라는 느낌이 강했던 ..

부산행 기차안에서 기획안을 읽었지만 딱히 뭘 하고 싶은지 감은 오지 않았습니다.
포럼이니 .. 광장 .. 이야기를 하자는 거구나, 한번 만나자는 구나 ..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소리 같고 ..
해서 나도 가는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나보구나 .. 생각을 했습니다. 오히려 기차안에서는 반지하의 역사를 다시 훑어봤습니다.

12시 행사 시작인데 .. 주말인 부산은 생각보다 많이 붐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람 없이 지하철 자판기로만 되어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우리 앞에는 마침 일본인들이 어렵게 어렵게 표를 구매하고 있어습니다. 일본인들이 겨우겨우 표를 구매할 즈음 역 관리자들이 나와서 헬퍼를 합니다. 그래도 인천이 좀 인간적이네 그래도 한 둘 사람이 있는 창구가 있는 걸 보면 .. 하는 생각을 했다는 ..

정거장은 얼마 안돼는데 상당히 오래 간다는 느낌이 들 즈음 .. 내려서 재미난복수 아지트로 향했습니다.
산으로 향하는 완만한 언덕을 한참 오르고 오르는데 .. 힐스테이트라고 .. 그놈의 언덕에도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더군요 ..
정말 아파트 짓는 타워크레인만 봐도 이젠 경기가 날 지경입니다.
그나만 정감스런 언덕길을 확 깨게하는 .. 정말 짱나더군요 .. 그 옆에는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는 빌라에 철거예정이라는 시뻘건 글씨거 멀청한 다세대 주택 깨끗한 현관문에 씌어있는 걸 보고 ... 참 속상했습니다. 아마 누군가 재개발 지역에 알박기를 하거나 지분쪼개기를 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멀쩡한 3층인지 4층짜리 빌라가 철거예정이라니 정말 화가 났습니다. 진정한 환경개선의 의미가 되어야 하는데 .. 오로지 아파트 재개발이라니 .. 참혹 그 자체입니다.
이제는 저에게 .. 아파트는 혐오의 대상이 되어갑니다. ㅡ.ㅡ

그렇게 초록색테이프 화살을 쫒아가다보니 아지트에 도착했습니다.
흔한 네모 깍두기 건물이 아닌게 우선 반가웠습니다...
이미 1시간여 늦은 상태라서 .. 시작했을 줄 알았는데 ..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아서 기다렸다는 군요 ..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건물소개도 해 주었습니다. 재개발로 선정된 후 아이들이 더이상 들어오지 않게 된 어린이 집이 2년간 빈 채로 있었는데 이 곳에 지난 4월 입주를 했다네요 .. 어린이 집이었던 관계로 공간 구성이 재미있었습니다. 작은 수영장, 구멍이 뚫린 화장실, 작은 의자들 .. 주민들이 도움으로 함께 텃밭고 가꾸고 .. 공간도 정리하는 중이랍니다. 무엇보다 밴드 연습실과 스튜디오를 열심히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우리가 시각 중심의 활동을 하다보니 음악중심의 활동이 좀 부럽기도 했습니다. ^^
여하튼 .. 여러 단체와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고, 갤러리로 구성중이구요 ..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거는 .. 옥상. 한 면이 모두 15층-20층 즘 되어보이는 세 동의 아파트로 둘러싸여서 여름에는 주민과 재복(재미난 복수)이네가 나름 갈등이 있었는데 그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옥상에 스크린을 설치에 드라이빙 극장처럼 운영해보고자 한답니다. 화해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좋아보였습니다.
그리고 간단 짐을 풀고 잠시 쉬고 독립문화단체네트워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의 취지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성격의 다양한 고민들을 만나는 건 알겠는데 사례를 이야기 하거나 .. 상황을 이야기 하거나 .. 하는 것 까지 했는데 당연히 시간은 오버가 됐지요 .. 독립문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해석이라는 .. 두번째 마당이 있기는 했지만 네크워크를 위한 자리가 네트워크를 위한 코멘트 없이 사례만 이야기 하는 상태에서 다들 자리를 비워 두번째 마당이 열리는 2층으로 가서 비워지더군요. 좀 황당+당황했습니다 .. 아쉬웟구요 .. 저희 상황을 이야기 해야 하는데 과정을 풀어내는 과정에 좀 서둘러달라는 말에 당황한 결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2부가 벌써 진행되고 있었지만 .. 광주 대구 제주에서 오신 분들은 이미 그 전날 도착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신 모양입니다. 하지만 네크워크를 위한 이야기를 위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별도의 자리도 없었고 다들 2층으로 올라가고 지역담당자들만 간단히 네트워크를 위한 고민을 나누고 모다 깊이있는 소통을 위해 워크샵을 하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취지와 기획안을 보내주심사 하고 그에 대한 논의를 해보겠노라고 하고 .. 자리를 파했습니다.
2부 시간도 재미있는 토론회였지만 .. 쟁쟁한 토론이 될뻔한 자리가 분위기가 될 즈음 끝내졌습니다. 야외에서 뒷풀이를 위해 끝낸 것이 아쉬울 정도였지요 .. 놀 사람은 놀고 토론할 사람들은 끝장토론을 해 봐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독립+문화+활동가도 재미 있었고 .. 노래와 랩이 섞여진 발제도 재밌고 즐겁고 발랄했습니다. 독립이라는 단어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도 좋았고 .. 당연히 먼저 되어야 할 이야기가 가장 나중에 되었지요 ^^;; .. 프리스타일랩을 하는 사람이 기업의 스폰을 받거나 사업적 고민을 해도 좋겠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고, 그래피티의 역사와 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그래피티가 어쩌면 난무해야할 시기가 아닌가 하는 질문에 동감했으며 .. 사이님과 토론자중 한 분의 고민이 우리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주 다른 활동이나 내용을 가진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점에서 만나는 느낌은 약간 긴장되면서도 즐거웠지요. 무동은 2부 발제를 듣고 먼저 일어났고, 결도 컨디션이 않좋아 힘들어해서 우리도 뒷풀이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따뜻한 잠자리를 찾아 나왔습니다. 야외 뒷풀이 장소가 너무 좁아서 노는 사람과 술마시는 사람들이 섞이기가 좀 어려웠고, 그럼에도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게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합니다. 파티를 즐기기엔 낯설었고, 이야기를 나누기엔 관계를 만들 시간이 없었고, 어정쩡하게 섞이지 못하는 모습에 낯가림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조만간에 반지하를 찾아오겠다는 재복과 인사를 나누고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투어를 해주었던 친구에게 인사를 하지 못한게 미안했습니다. 이름을 말해주긴 했는데 얼굴만 기억이 나네요 ..

오랜만의 먼 길이라 피곤하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나왔습니다.
남쪽나라라서 확실히 체감온도가 높아서 .. 옷을 바리바리 싸들고 입고 같던 강은 내내 더위와 싸웠다는 ^^ 그리고 우리는 그래도 부산에 왔는데 바닷가는 가봐야 하지 않겠냐는 강의 주장에 .. 언덕을 내려와 해운대로 향하는 버스를 탓습니다. 원래 계획은 .. 사진작업을 하시는 진보신당 사진 동호회 회원분이 부산에 내려오면 작업실 구경도 하고 쉬어가라고 해서 연락했는데 마침 부산시당 송년회였어요. 결이 좀 부담스러워할 것 같기도 하고 작업실이 난방이 여의치 않다고 하니 힘들어하는 결이 잘 쉬어야 할 것 같아서 전화로만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포럼에 오느라고 지하철을 탔기 때문에 부산 풍경을 못봐서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렸습니다. 그런데 .. 밤이라 볼 것이 별로 없었다는 (ㅡ.ㅡ;;) .. 1003번 버스를 타고 해운대에서 내렸습니다. 한 아주머니의 소개로 내린 곳은 .. 해운대 바닷가와 가까운 곳이라고 했는데 .. 거기는 .. 바다대신 .. 호텔이 반겨(?)주었습니다. 바닷가라고 해변가라고 알았는데 .. 허걸걸 .. 호텔만 좌~~~악 .. 어쩝니까 .. 버스도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10시가 가까웠고 .. 저렴한 모텔이나 여관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여관은 찾을 수가 없었고. 힘들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생각을 못했지요. 그나마 모텔이라고 있는 것도 어느 빌딩 중간층에 있는 게 거의 전부였습니다. 우확 .. 모델도 적잖은 돈 .. 좀 깍아달랬더니 5천원 깍아주데요 .. 다른 곳은 더 비싸고 상태도 않좋다는 말에 그냥 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바다가 도대체 어딧냐고 물었더니 호텔을 가로질러 가면 .. 해변가가 있답니다. 호텔들이 바닷가를 점유하고 있는 샘이지요 .. 어떻게 그렇게 가까이 호텔 허가를 내줄 수 있는 지 .. 강이나 바다나 산에는 높은 건물이 들어설 수 없게 해야하는데 .. 참 ..
저녁도 먹지 않은 상태라서 어쨋든 바다도 보고 식사고 하기위해 짐을 풀고 나갔습니다. 호텔을 가로질러 해변을 따라 걸으니 횟집이 월미도 처럼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해변 끄트머리로 나가 따끈한 국밥을 한 그릇씩 먹고 해변을 걸어 다시 돌아왔습니다. 바람이 꽤 많이 불고 .. 해변이 아니라 호텔 불빛들을 따라 걷는 게 좀 빨리 질리더군요 .. 들어와 씻고 잤습니다. 아 참 .. 모텔은 거의 호텔수준이었습니다. 바닷가로 난 창이 없을 뿐 .. 아침에는 아파트와 집들이 가득한 언덕이 정면에 보이고 한쪽 높은 건물 사이로 날씬한 바다도 보이더군요.

8시가 조금 넘어서 모텔을 나와 아침바다를 보았습니다. 호펠의 현란한 불빛이 사라지고 바다도 잘 보이고 .. 갈매기들이 바닷가 많이 내려앉아있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날기에 좀 뚱뚱해 보이기도 하고 ^^ .. 그리고 또 해변을 벗어나 호텔을 가로질러 다른 어디로 갈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지요 .. 호텔이 즐비한 곳에서 먹을만한 식사를 찾지 못해서 .. 좀 급하기도 했구요 .. 그냥 분식집에서 우동을 먹었습니다. 짯습니다. ^^; ... 그리고 얼추 9시 30분이 넘은 시간이라 버스를 타고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을 휘리릭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어제 못 본 부산풍경을 보겠다는 심산으로 .. 자기 색깔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도시가 다 그렇겠지만요 .. 거의 40분이 걸렸지요 .. 남포

 

동에서 내리니 부산국제영화제 거리앞입니다. 영화제의 흔적들만 있는 입구를 지나 언제나 무대가 가로막았던 곳을 지나니 첨보는 국제시장 .. 그런데 맘이 급해졌습니다. 길건너 자갈치 시장을 10분만 보고 이동하자고 했습니다. ㅎㅎㅎㅎ .. 좀 더 빨리 자갈치시장으로 오지 않은 것을 얼마나 후회했던지요 .. 아니 전날에 그냥 자갈치 시장 근처로 올껄 그랬다며 무지무지 후회했습니다. 담에 올 꺼리가 생겼다며 .. 위로를 하고 급히 자리를 떴습니다. 기본요금이 조금 넘는 택시요금으로 부산역 도착. 기차시간까지 10분 남았습니다. ^^ .. 차 한 잔 마시며 숨을 돌리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참 생각없이 왔구나 하는 ..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충분한 토론도 충분한 고민도 충분한 휴식도 가지지 못한 반성을 했습니다. 맘에 준비부족을 아쉬워하며 .. 100여장 찍은 사진을 위로삼고 돌아왔습니다.

비싼 KTX요금에 경악하고 호텔해운대에 황당했고,
재복의 즐거움과 같이 꾸고있는 꿈을 위한 여럿의 각오와 노력을 확인했고,
내가 생각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봅니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다녀온 먼 길인데 .. 충분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 게 좀 미안합니다. 충분한 준비도 하지 못한게 마안하구요 .. 저도 자숙해야 할 듯 ..

연초 잘 쉬구요 .. 성과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를 나눠요 .. 새해 복 많이 .. 새로운 도전 위해 .. 파이팅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