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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정신마저 왜곡하는 MB정부

바다에 내리는 비 2009. 3. 6. 23:04

3.1운동 정신마저 왜곡하는 MB정부

 

총 칼을 든 일제의 압제에 맞서, 우리 민족의 역사와 혼을 지켜내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우리 조상들의 넋을 기리는 3.1절.  그러나 바로 그 3.1절 아침 전해진 MB정부의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실로 온 국민을 충격속에 빠뜨리고도 남을 만 한 '망언' 그 자체였다.


광복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상목 청와대 민원제도개선 비서관은 지난 26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식민종주국인 영국의 방직기 제공 의사를 거부하고 물레로 옷감을 만들어 입자는

운동을 벌인 일화를 소개하면서, 일제 때 "일부 독립운동 지도자가 이런 류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

우리 근대화가 늦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이 비서관은 당시 국내외 현실을 잘 아는 이승만씨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관련 자료를 조속히 제출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이미 지난해 8.15 때 '정부수립 60년'이 아니라, '건국 60년'으로 우리의 역사를 스스로 축소하는

만행을 저지른 바 있는 MB정부가, 이번엔 비서관의 발언을 통해 3.1절을 맞아 과거 일제의 논리 그대로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론"을 두둔하기까지 한 것이다.

 

이 비서관은 "그 정도 얘기를 한게 맞다"면서 26일 발언 내용을 시인하면서,

"늘 친일, 반일 구도로 나누는 걸 보면서, 친일파라 하더라도 평가할 부분은 평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해명'한 걸로 전해진다. 

 

어떻게 일본의 극우주의자가 아니라 청와대 비서관이 이런 생각을 하고,

또 그런 말을 실제로 할 수가 있을까? 또 그런 망언에 대한 조치는 '경고' 정도일까?

그 답은 의외로 아주 쉽다. '건국 60주년'에서 이미 드러났듯, 대통령의 생각이 비서관의 생각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생각은 같은 날, 독립기념관에서 행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절 경축사를 통해, "3.1 운동에서 선열들이 보여주었던" 정신이

"자기희생과 화합의 정신"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3.1운동의 정신을 느닷없이 '화합의 정신'으로

묘사하고 나선다.  이어 바로 다음 문장에서 이 대통령은 "자기만 잘 되겠다는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로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 백범 김구 선생을 들먹이며, "증오와 투쟁의 정신을 버리고 사랑과 화합을 실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화합이니 희생이니 말 그대로 따져보면 나쁜 말은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수 없이 많지만 몇가지만 얘기해 보자.

 

MB정부는 엄동설한 최소한의 보상도 받지 못하고 거리로 쫓겨나게 된 용산 철거민들의 농성을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진압하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한 유가족들에게 과연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기희생과 화합"은 어떤 의미가 될까?

 

이른바 'MB 브라더스'의 명을 받아 비밀작전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된 미디어관련법 날치기 상정.

국민들의 눈과 귀를 재벌로부터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려고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노조, 야당에게 과연 "증오와 투쟁의 정신을 버리라"는 이 대통령의 말은

어떻게 해석돼야 하는 걸까?

 

혹자는 어쩌면 '말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왜 대통령의 깊은 속을 헤아리지 못하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형제'의 말에 거대여당이 부르르 떨고, 사법부 판결마저 왜곡되는 그야말로 3권분립의 원칙이

철저히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 우리 앞에 있다. 한발 더 나가 정권은 호시탐탐 인터넷 통제를 통해,

방송장악을 통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 시도하고 있다.


3.1운동의 정신마저, 조상들이 흘린 뜨거운 피의 의미마저 왜곡하는 이 정권이 참으로 두려울 따름이다.

정말 이 나라는 독재국가로, 미디어가 권력에 의해 지배되는 나라로 가게 되는 것일까?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일어난다 해도 곧 되돌려질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얘기한 맥락과 달리, 3.1 정신은 다른 무엇이 아니라 어떠한 강력한 압제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 우리 민초들의 저항정신이며, 그건 역사와 함께 큰 강물로 흘러

지금 오늘을 사는 우리의 가슴에도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돌발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