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어제는 비가 내렸습니다.
어제는 비가 내렸습니다.
며칠 어두운 하늘이 계속되더니 .. 점심쯤 부터 후두둑 .. 그리고는 하루종일 부슬부슬 ..
어제는 오랜만의 비도 반가왔지만
오늘 아침 눈부신 해와 투명하게 푸른 하늘을 보는 즐거움도 비가 내린 후의 즐거움입니다.
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정석은 왠일인지 출근이 늦습니다.
아내의 물리치료를 함께 다녀오는 날인가 봅니다.
헉 그러는 사이 도착했네요. 물리치료는 낼이고 .. 오늘은 그냥 좀 늦었답니다.
오는 길에 어디선가 토끼풀을 뜯어와 먹이고 있습니다.
공방에 도착하면 .. 문을 열고, 블라인더를 올리고, 신문을 책상에 올리고 .. 전원을 올리고 커피물을 올립니다.
빈 공방에 무엇보다 .. 그래도 생명이라고 토깽이-팬다가 젤 먼저 걱정입니다.
변을 치워주고, 섬초롱과 양배추를 좀 뜯어서 줬더니 허겁지겁 먹어치우네요.
녀석 속이 않좋은지 황토빛 소변인지 변인지가 받침에 흥건해서 걱정입니다.
다시 사료를 사줘야할지 .. 그냥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생풀들을 줘야할지 ... 생각해보니 .. 어제 바닥에 깔아준 종이가 붉은색이 도는 신문이었는데 그것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까페를 청소하고, 설거지도 좀하고 .. 샐러드 소스를 좀 만들었습니다. 동네 형이 까페에 들러 차 한잔 마시고 가셨고 ..수업 스토리텔링을 쓰고있는 지금은 다시 흐려졌네요. 낮부터는 다시 포근해진다는데 ..
4/14일 두번째 강좌는 좀 일찍 오신 분들은 몇조각 되지 않지만 쑥부침개도 드시고, 차도 드시고 말씀도 나누시면서 기다리셨구요
혹 식사를 못하신 분들이 계실까 하여 준비한 것은 쑥개떡입니다. 공방에 <개똥이네>라는 어린이 월간지가 나오는데 거기에 부모책이 있거든요. 매달 그 계절에 해먹을 만한 토속적 음식들을 소개하는데 .. 저는 지난 달 상수리나무열매로 만든다는 묵을 가지고 해먹는 걸 해보고 싶었는데 ^^;; 못했어요. 상수리나무열매를 구할수가 없으니 ^^;;; - 라는 변명과 함께... 원래 그냥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지만 전날 공사장 한켠에서 뜯어온 쑥이 있어서 이것을 갈고, 멥쌀을 갈아서 떡을 만들었습니다.
2강의 참여자 분들은 첫 수업과는 많이 달라서 마치 다른 수업처럼 느껴졌습니다.
1강에 참여했던 여섯분이 계셨지만 2강부터 참여하게 된 분들이 주로 젊은 청년들이라 전체적 분이가 청년강좌처럼 보였습니다.
다음 강좌에서는 첫 수업의 참여자와 2강 참여자들이 함께 모이면 어떤 느낌이 들지 너무 궁금합니다.
지난번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셨던 조현, 조정신님은 아이들 참여가 가능할지 걱정하셨습니다. 첫 지역생활예술 프로그램은 가족단위로 참여하셔서 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른들의 참여가 많아서 아무래도 어른들 중심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어서 어쩔까 하다가 긴급 논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몸미술 프로그램을 수요일 저녁에 진행하기로 했고요, 지인 두 분을 더 모시고 오신다네요.그래서 두 분은 수업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서예하시는 박두영 어르신은 대한민국 국전에 작품을 내는 마지막 날이라서 수업 참여는 못하시고 작품 접수를 하시고 늦은 밤에 자전거를 타시고 드르셔서 미안한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연습하시던 종이를 보여주시니 아침에 일찍 묵향을 맡으며 서예를 배우고 싶다ㅡ는 생각이 들더군요. 조금 더 친해지게 되면 부탁드려보고 싶습니다.
2강 수업은 인간 개인의 존재와 공동체 지역사회의 연관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의 알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토우만들기를 했습니다. 동그랗게 빚은 찰흙에서 머리를 뽑아내고, 날개처럼 팔을 만들고, 다시 남은 몸에서 다리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을 관절로 하나하나 디테일을 더하였습니다. 통합적 총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임을 자각하는 과정이었죠. 현대의 사회가, 자본의 사회가 하나하나 쪼개놓은 나를 하나라는 것을 이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도 그 하나로 존재할 수 없음에도 일터, 삶터, 돈벌이 등등 많은 이유로 개인은 자신을 구성하는 환경에서 끊임없이 이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개별화의 과정은 전화 하나로 마을의 소식을 나눌 수 있었고, 우물터 빨래터등 공동의 공간으로 충분했던 것들을 이젠 집집마다 수도와 세탁기, 심지어는 개인전화까지 만들어졌지요. 골목길에서 어울려 놀던 아이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마을 평상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어른들은 TV앞에서 다른 세상의 낯선 이야기를 제 이야기인양 매일매일 이식받습니다. 인류의 생존은 개개의 가정내에서 책임져야 하고, 사회와 국가의 문제까지도 떠맡고 있는 상황까지 이어집니다. 그것이 불가능한 것임에도 당연히 그러해야 하는 것처럼 주입시키는 것은 자본주의사회가 지속하기 위한 필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류는 생존을 위해 공동체성의 회복을 이야기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많은 자본의 패러다임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온갖 먹거리를 먹으라고 하면서 날씬한 몸매를 다이어트를 하라는 주문을 겁니다. 그냥 적게 먹으면 되는데 먹고 토하라는 .. 토하지 못하면 약이라도 먹고, 수술로 지방을 제거하라고 돈을 쓰면 다 된다고 하지요.
지구적 문제로는 온난화와 자원의 고갈, 전쟁과 빈곤, 기아.. 국가 사회적 문제로는 사교육비의 급증, 예방보다는 치료 중심의 의료비, 사람이 살아야 하고 지역사회의 근간이 되는 주택문제 등의 문제는 바로 개인의 문제로 연결이 됩니다. 이런 지구적, 국가적, 사회적 문제는 오늘 건강한 먹거리를 걱정하고 언제 걸릴지 모를 병 때문에 걱정하고 매일매일의 교육비를 걱정하고 매일 오른 생활비에 걱정하는 개인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결국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인거죠.
이것을 풀어가는 대안적 패러다임으로 우리는 공동체를 이야기 합니다. 돈으로 소비하는 삶이 아닌 건강한 노동과 소통, 나눔과 함께 쓰기, 적게 먹고 재활용하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벌고 차라리 아이와 이웃과 눈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들 말씀하신 것처럼 이미 낱낱이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만나져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우리 앞에 직면해있는 거죠.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시작은 항상 현재입니다. 오늘 하루하루, 지금 순간순간 다시 눈앞의 쓰레기를 줍고, 종이컵을 쓰지 않으며, 세제를 줄이고 하는 개인의, 집안에서의 노력부터입니다. 함께 쓸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쉽게 사서 편하게 쓰는 것을 생각해 구입하고 쓰고는 덜 움직여서 생긴 지방을 빼기위해 다이어트 약을 먹고 헬스클럽을 다니는 대신에 정직한 노동을 통해 직접 만들어 쓰고, 직접 만들어 먹고 .. 못만들면 적게 먹고 사는 겁니다.
그렇다고 모두 집에 재봉틀이 있고, 전동드릴이 있고, 도깨비방망이가 있어야 할까요? 생각해보며 그렇게 자주 쓰지도 않는데요. 필요할 때 서로서로 빌려쓰면 어떨까요? 누구는 수학, 누구는 국어, 누구는 영어 .. 하면서 학원 대신에 아이들의 공동학습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떤가요? 이웃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고 돈도 덜 들고 .. 지구를 살리는 일은, 지역공동체가 시작되는 방법은 내게 지금 있는 것들과 없는 것들 속에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합니다.
누구나 부족하니까 함께하는 것이라는 공동체의 기본적 원리에서 출발하는 겁니다. 오늘 나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