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일상속에서, 내 안에서

강's 단식이야기 3>속이 쓰렸다.

바다에 내리는 비 2011. 2. 16. 13:02

예기치 않은 미친짓(단식 전날까지 많이 먹고 배탈이 .. ^^;;)에 .. 결국 이틀 간의 예비단식 기간을 두었다.

예비단식은 생수단식의 경우 툭!하고 끊어도 되지만 몸과 마음의 준비과정 처럼 .. 컨디션을 조절하는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많이 먹던 사람이나 식탐이 있었던 경우 더더욱 기아감(배고픔)을 느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런 경우가 아닌 경우에는 단식 결심 후에는 딱히 기아감이 크게 들지는 않는다. 배고픔을 느끼기는 하지만 먹고싶다는 욕구를 자발적으로 끊기때문인거 같다. 

 

그제(월욜)는 저녁에 죽을 먹었고, 어제는 배설작용을 돕기위해(마그밀을 먹었데도 소식이 없어서..) 묽게 원두커피를 내려 생수를 섞어 마셨다. (개인적으로 커피류를 마시면 배설에 도움이 된다.) 남은 죽을 끓여 미음처럼 먹었다. 그리고 자기전 충분한 물과 함께 마그밀 다섯알을 먹었다. 낯 동안에는 간단한 차류를 마셨다. 배설이 원활했다.

마그밀은 수산화마그네슘인데 변비치료제로 이용되고 있는데 위장의 제산역할(위산을 중화),십이지장궤양, 위염,위산과다 등에 효과가 좋은 약이다. 옛날에는 피마자 기름을 먹었다고 하는데 마그밀이 구하기 쉽고 완전 저렴하다. 회복식을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이때 실수(의도치 않은 과식)하게 되면 이것을 먹고 하루 정도 단식을 하면 회복할 수 있다.

 

여하튼 단식을 하게되면 사람도 적게 만나고, 말도 적게하고, 긍정적인 말과 글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몸은 음식을 끊고 있어서 뼈를 단단히 잡고 있는 근육 조차도 부드러워져셔 이완이 되기 때문에 디스크가 치료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만큼 부드럽고 연약해진다.

이때 나쁜 자극은 피하는 게 좋다. 우울하고 무서운 영화나 글 등 .. 심리적으로 않 좋은  느낌이 드는 건 피하는 것을 권한다.

그러나 상황적으로 피할 수 없어 단식을 그만두게 되면 바로 회복식 과정을 거치면 된다.

 

어제 그런 상황이 나에게 왔다.

마구 자기 이야기만을 쏟아내는 데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 그 친구는 평소처럼 떠들었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거의 듣고만 있는데도 .. 힘들었다.

이처럼 평소에는 감당할 수 있었던 것 것이 단식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되어 몸에 예~~민하게 와 닿는다.

감정 조절을 잘 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사실을 전다랗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처럼 감당이 잘 되지 않고, 짜증이 나기 쉽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 말이다.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는데 어제따라 그것을 받았다. "누구?"

 .. 라고 물으면서도 아는 목소리였다. 몇 년 만이다. 받고 싶지 않은 목소리였다.

"연락 못해서 미안하다, 누구 번호인지 몰랐어? ..",  " 아뇨, 내가 싫어서 .. 아직은 ..", " 영 안볼생각이냐?", "탈당했지?" ..

"예, 이제 정치활동은 하지 않으려구요. 내가 내 어린 날을 어떻게 쏟았는데 .... "그렇게 입술을 떼자 눈물이 쏟아졌다. 

"영~ 안보고 살 생각이냐? "," .. 몰라요 .. 지금은 .. 그만, 끊어요 ...."

그는 그리고 그들은 .. 그런 활동 아니면 볼 일이 없는 사람들이다. 볼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들을, 주변을, 활동 자체를 성찰할 시간도 여유도 생각도 없어보였다.

3년 만의 전화 ..

나는 그들 속의 사람이 아녔던 모양이다. 그걸 종종 느꼈지만 확실히 알았고, 내가 그 선을 넘지 않으면 볼 일이 완전 없는 사람들이다. 일상의 삶을 살지 않는 그들은 그들 안에서의 활동만 했고, 그 선을 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이쪽세상에서 넘나드는 나라는 차제를 신기해하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거의 그 선을 역시 넘지 않았고, 그리고 거의 그랬다.

너무 많이 기대하고 기대한 .. 네 탓이다. 넘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 아프...지는 않다. 슬프다 .. 좀 많이, 안됐고, 불쌍하다. 그들의 삶이 ..

나를 이끌어줬던 아름다운 언어들대로 그들도 살고 싶었을텐데 ..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이 비난하던 이들과 비슷해져버린 .. 깨달은 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그래서 .. 왜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은가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면 .. 알면서도 어쩔 수 없게 된 .. 그런 상황인건가? .. 그럼 더 슬픈데 ..

그래도 .. 기대한다. 나쁜 사람들은 아니니까 .. 다시 만나기를 ... 담담하게 목소리 듣고, 담담하게 볼 수 있는 날을 ..

 

오늘 경향일보에 '순혈주의는 순수하지 않다'는 글을 읽으며 .. 어제 일이 떠 올랐다.

글에서는 순혈주의의 특성과 한계와 배경을 정신분석적으로 읽으면서 다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저 피나 순혈, 혼혈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사실 나는 '순수 pure','순수하다'라는 것이 왠지 지향해야 할 것이고, 좋은 것이라 느낀다.

순수함이란 밖의 것으로 더럽혀지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한다. 그래서 .. 마치 서시의 그것처럼 치열하고 치열한 그 순수함이 좋았다. 

그러나 그것이 가진 .. 우월감과 그 우월감 뒤의 열등감, 그 열등감에 대한 잘못된 보상으로 헛된 우월감을, 취약한 우월감에 대한 자기방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나는 그 방패에 막힌 듯, 닫힌 듯 한 느낌이었고 ..

한때 나의 꿈이자 희망이자 전부였다고 믿었던 이들의 '약함'에 슬퍼졌다.

 

그게 단식을 하는 지금 속을 헤집고 있어서 .. 속이 쓰렸다.

그래서 단식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

아니다. 일상에서 단식을 한다는 게 .. 그 조차 이겨보겠다고 한 건데 ..

그렇게 부딪혀오는 일상의 수 많은 하나 하나에 대해서 반응하고 견디면서 하고자 하는 걸 각오한건데 ... 

끊어내는 것은 오히려 쉽다. 자신의 순수함을 지켜내는데도 .. 단식을 하는데도 ..

그러나 그렇게는 함께 할 수 없는 것이고, 지속할 수 없는 것이고, 자기 스스로를 점점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 그것을 이야기 하면 화내게 되고, 거부하게 되고, 자기도 어쩔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히틀러도 그렇게 스스로의 세계에서 신神이 되어버린 존재가 아녔던가 ....

 

핸펀 게임에 집중하며 - 이것도 단식 중에는 좋지 않지만 단순한 게임이 안 좋은 감정을 단순화 시키는 역할을 해준다.- 집으로 돌아갔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잤다.

자고나니 좀 나아졌다. 긴 .. 하루였군 ..

 

김책방이 감기에 걸린 모양이다. 엄마가 그랬다. 2월 찬 바람은 옷속으로 더 깊이 온다고 ... 잘 쉬삼요~~

나비네는 오늘 개업식이다. 어제 유리썬팅과 가게이름 스카시 간판이 나왔는데 .. 거기서 영화찍던 친구들과 다 붙혔나?

늦잠을 자고도 .. 잔뜩 쌓아놓은 설거지를 다 하고 나오니 얼추 11시다. 김책방은 아직 안열었고, 꽃길이도 온종일 근무란다.

벌써 하루의 삼분에 일이 지났다. 하루가 길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