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일상속에서, 내 안에서

강's 단식이야기6>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산다는 건

바다에 내리는 비 2011. 2. 24. 13:45

금요일에는 좀 일찍 눈을 떴다. 주방을 치우며 쌓아둔 설거지를 했다.

몸은 좀 가벼워졌지만 입냄새 때문에 좀 스트레스를 받았다. 이번에는 유독 입안에 느낌이 않좋다.

화장을 안했더니 다들 병자처럼 쳐다봐서 화장을 부드럽게 했다.

봄도 오고 하니 .. 다크 화장은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늦은 출근, 반지하는 여전히 공간정리 중이고, 김책방은 몸이 않좋은 지 동네책방은 문이 열리지 않았다.

문을 열고, 자리 정리를 좀 했다. 갑갑한 목도리와 외투를 벗고, 컴터를 켜고 음악을 틀었다.

글을 썼나 안썼나? .. 그때도 그 전날이나 그 전전날의 이야기를 썼을꺼다. 집에서는 컴터를 켜기 싫었고, 피곤해서 많이 잤던거 같다.

 

엽서 사진을 좀 고르다가 개업 후 들러보지 못한 나비네 가게를 들렀다. 그사이 종규도 다녀갔는데 잔뜩 물건을 쓸어갔다고한다. 그사이 많이 바빴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제는 가게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게 나비에게는 스트레스가 된 듯 하다. 장사라는게 .. 그렇다.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일 ... 참 지리한 일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아벨샘이 손님을 모시고 왔다. 시낭송회를 하며 아벨샘과 친해지신 분인데 오셔서 몇 개의 물건을 사며 인사를 나눴다. 스파클링 와인이 개업 선물로 들어왔다고 빨리 단식을 끝내란다. 아~~ 와인 ^^  

 

그러고는 다행으로 돌아와서 자리 정리를 하는데 아까 나비네서 인사 했던 분이 마침 사진관 근처를 찍고 계시길래 차 한 잔 드시라 했더니 사진찍던 낯모를 분도 합석을 하셨다. 차 한잔에 .. 사진을 볼 수 없냐길래 .. 사진전에 걸었던 작품들을 내어놓고 이야길 나눴다. 일상의 삶에 사진에 대한 내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나가면서 이런저런 의견을 나눴는데 ..왜 남자 어른들은 남을 누르듯이 이야기 할까? 지리하게 자신의 경험을 널어놓으면서 유럽에 다녀보니 어쩌니 하는 경험과 함께 틀에 박힌 옛! 이야기를 하며 .. 뻔한 우리 문화에 대한 비판을 하신다. 가만 듣지 못하고 기어이 .. 내 생각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했다. 룰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그보다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 잠깐의 논쟁을 했다.  꽤 연배가 있고 점잖으신 분이신데 과했나 싶어 나중에는 논쟁에 대해 부드러운 사과의 말을 했다.

 

꽃길이가 그 사이 퇴근해서 뜨개를 하며 이야길 나누며 자리를 같이했더니 두 손님은 서둘러 일어섰다. 다음에 오겠다는 인사, 명함을 나눠가졌다. 명함 .. 난 그게 왜 싫지? ㅡ.ㅡ... 여하튼 두 분은 나가시고, 꽃길이와 이야기를 좀 나누다가 꽃길이는 동인천에 물건 살 게 있다고 나갔고, 나는 엽서사진을 고르다가 친구와의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다행을 나섰다.

 

친구와 할 일이라야 식사를 하거나 맥주 한 잔을 하고 길거리를 거닐며 아이쇼핑을 하거나 간단히 필요한 물건을 몇 가지 사는 게 전부인데 내가 단식이라 앞은 생략하고 서점서 책을 좀 보다가 지하상가를 좀 다녔는데 .. 담배냄새와 먼지냄새, 탁한 공기에 힘들어서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뭘 해야겠는데 마침 베터리를 사야해서 부평에 있다는 다이소를 가보기로 했다. 막상 들어서니 엄청나게 다양한 물건들에 놀랐다. 그야말로 저가의 미니 백화점이랄까? 그리 넓다고 할 수 없는 공간에는 정말 몇 천가지 물건은 있어보였다. 나는 유리병 두개와 칫솔, 바르는 세제와 화장실 냄세 제거제, 손톱강화제 .. 막상 사려고 했던 둥근 베터리는 없어서 따로 구입했다. 그것이 얼추 1시간 30분이 지난 후였다. 단지 몇가지 구경한 것 같았는데 ..

 

우리가 얼마나 많은 필요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 느꼈다. 숨이 .. 막혔다. 하지만 마땅히 시간을 보낼 곳이 없어서 둘러보기로 했다. <가난뱅이의 반란>의 마스모토 말처럼 끊임없이 가난뱅이들의 주머니를 훔쳐내는 전략에 우리는 그것이 도둑맞는 것인지도 모르는 채 도둑맞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끊임없이 필요를 만들어내고 소비를 부추기고 .. 

 

스스로 가난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뭘까?

적게 먹고, 적게 쓰고, 적게 일하고, 많이 즐기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 이제 해볼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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