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녀 마을에서 놀다
학산문화원에서 남구지역 청소녀들과 함께 진행한 토요문화학교 학생들과의 수업이다.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는 것이 거의 전부인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와 우리,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에서 함께 살기'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 마을 그 골목길에서 아이들이 스스로와 함께 살아가는 의미와 즐거움을 알아가는 수업이라 Fun! Village! 이였다. 우리는 문화원 주변의 마을 골목길을 돌아다며 이야기를 만들기도 하고, 친구들과 그 골목에서 놀이도 했다. 그리고 이 친구들이 선택한 마을은 재개발을 하네마네 하는 주안역 앞 오래된 2층짜리 신도아파트다. 일단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고치거나 색칠하는 비용을 들일 수 없는 상황에 주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는 등의 공간으로 쓰이고 있어 살고있는 주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언제 재개발 된다 해도 잠시라도 사는 동안 위로가 되는 활동을 해 보자는 의의였다.
청소를 하고,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실천공간을 설정하고, 개인별로 계획을 세웠다. 색칠하거나 텃밭울타리를 만들고, 미술관 컨셉으로 깨끗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 동 마다 이름과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놀잇감-미션을 진행하도록 하는 즐거움을 가지고 싶다는 의견, 작은 공간을 여행하는 발바닥 여행, 함께 그리는 공동벽화 등의 아이디어가 나왔고, 짧은 시간이나마 최선을 다해 한가지씩이라도 진행해보기로 했다. 4개월여 진행해 온 토요문화학교 야회 실천활동 마지막 날이 풍경이다.
우리들의 첫번째 그림 .. 제목은 <앗! 실수! ^^>
너희들이 돌아가고, 긴 회의가 끝난 후 강은 사진을 찍기위해 신도아파트로 갔다.
항상 그런 생각을 했지 .. 내가 하늘위에 있으면 좋겠다는 .... 창문으로 내려다 보면 온 네상이 보이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 말야. 구름은 그래서 내가 그 하늘위에 있다는 느낌을 주지.
구름이 그렇게 내 창문 아래 있다면 .. 구름를 하늘을 걷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어린 공주님의 달은 손톱만하다는 에피소드를 아는지 ... 우리 그렇게 꿈꾸며 사는 건 어떨까?
재개발 지역에는 그렇게 항상 .. 이삿짐 실크스크린이 잔뜩 있지. 그런 걸 보면 불안해져. 신도 아파트 어르신이 부탁해서 색을 칠했는데 .. 다 안덮혔어. 그래도 머 .. 나쁘진 않지? ^^
우리가 손 대지 않은 벽이 있었어. 그런데 좀 안되 보이더라구 .. 그래서 강은 그렇게 표정이 않좋은 곳에 몇가지 색을 덧칠해봤다. 더덕더덕 붙은 테이프 자국을 지우지도 않은 채 말이야 ... 그러면 안되는데 ... 하면서도 안한거 보다 나쁘지 않다는 위로와 함께 말이지 ..
누군가 살고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간결한 소망 ... 잘 정돈만 되었다면 2층짜리 아파트는 아름답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창을 그려봤어.
모퉁이 낡은 벽 ... 햇살이 비추면 좋겠다.
참 사소하고 어설픈 소망을 담아 .. 강은 해를 그렸다.
꽃도 그리고 ...
지성이의 작은 나비가 생기를 주더라.
많이 주더라. 참 ....좋더라.
좀 늦은 얼이 한참을 색칠하고 있었지.
그리고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를 적고 있었어.
오래된 벽에 적는 시 .. 무엇보다 멋진 갤러리가 된 거 같아 행복했다.
풀은 ... 강이 너희들의 나이 .. 17살에 .. 가슴에 들어왔던 시였다.
돕는다고는 했지만 .. 얼이가 그 이야기를 했을때 내가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단백하게 적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
퇴근길 .. 하양과 겸이 시에 노랑을 칠했다.
그사이 강은 지가 했다고 디테일을 찍었지 ..
붉은 발자국과 푸른 풀 ...
하얀 나비와 푸른 바람 ...
푸른 바람 ...
푸른 바람 .......
그 사이 금연 표시를 소박하게 그려낸 너희들의 풍경도 좋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담배를 피우는 곳에 그림을 그렸다. 그렇다고 안피는 것은 아니더군 ㅡ.ㅡ
그 앞에서 버젓이 피워 ... 그 벽이 있는 집에 누군가가 살아간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ㅡ.ㅡ
남은 초록으로 산을 그려봤어 .. 거친 벽과 잘어울렸지 .. 차들이 있어서 잘 못그렸는데 .. 차가 빠졌더군. ^^;;
못봤던 지성이의 나비드이 여기도 있어......
옅은 하늘빛에 붉은 새 .. 아프지 말기를 ....... 아프지 말기를 .........
강이 끼어들 틈 없이 바쁜 사람들 풍경 ...
너무 일을 벌인 하늘이가 첨 액자를 걸고 싶어했던 벽 .. 강은 푸른 액자만 그렸다. ^^
벽을 매운 검은 선을 지워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 푸른 액자를 그렸던 붓으로 칠했더니 ... 작은 내川가 되었다.
모퉁이, 하양의 모퉁이 .. 나비가 앉는다.
지영의 말풍선 ......... 사랑을 속삭이는 거 같아 ......
차가 있어서 제대로 못찍었지만 ........ 그렇게 작은 여행을 시작하는 포스터를 그려봤다.
정화조 두껑에 나비 한 마리 .. ^^ 멋져 ........
마지막을 쓰는 한얼과 하양........
기다림으로 .. 꽃이 ........
피었다!!
뜨거운 햇살에 여린 살이 붉게 데이도록 열심히 했던 한얼의 앤딩샸!!
아이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이 활동이 각자의 방식으로 의미있게 남기를 바라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