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일상속에서, 내 안에서

다시 맑음 그리고 주말엔 다시 비"

바다에 내리는 비 2012. 9. 6. 12:55

 토요문화학교 수업중 .. 인천 시민회관터 민주공원에 분수에서 놀던 녀석이 널어놓은 것들이 재미있어 찍어봤습니다.

 홀딱 젖은 채 놀기에도 덥고 습한 날씨의 주말 밤에는 비가 왔습니다.

 

"다시 맑음 그리고 주말엔 다시 비"

이런 말을 하면 "강은 기상캐스터예요." 하던 학산문화원 겸의 말이 생각납니다. 생각보다 제가 날씨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았다니까요.  요즘 제가 이렇게 날씨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고추 말리는 어르신들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날씨던 상관없고, 특히 비오는 날씨를 무지무지 좋아하는데요 .. 고추 말리는 늦 여름부터는 어르신들 생각해서 날이 좋기만을 기원합니다. 그래서 매일 하늘만 보고 산다니까요? 기본적으로 자연에 의탁해 살아가시는 농부님들 마음은 이보다 더할텐데요 .. 

지난 주말부터 한차례씩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그러더니 월요일 저녁부터 태풍때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어요. 하교시간에 창영초 아이들과 영화정보고 여고생들이 번개와 천둥이 칠때 꺅꺅되며 걸어가더군요.  아침 저녁으로 날은 더 선선해져 걷어차던 얇은 이불을 끌어덮고 잡니다. 비와 함께 가을이 달짝 달려오는 느낌입니다.
(구)동중로, 2012. 9. 4.
 (구)동중로 2012.9.4.

빗속을 지나 부평지하상가로 들어서니 오히려 많이 더웠는데요 .. 부평역은 추석 귀성 기차표를 사려는 사람들로 며칠째 긴 줄이 서 있었습니다. 첫날은 좀 정신없이 줄이 어지럽더니 그 담날부터는 줄이 반듯해졌습니다.
부평 북부, 지하역. 기차표를 파는 곳이 많이 줄었습니다. 동인천에서도 표를 사려고 하면 부평역으로 가야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전철에서 내리니 창영동 배다리 철로변기로 촉촉히 젖어있었습니다.
당연히 어르신들의 고추는 비닐속에서 더러는 녹아서 버리고, 더러는 잘라서 집안에서 말리기도 하셨답니다.
대다리 철로변길 -  도원역에서 동인천 방향 입구

마을 곳곳에 꽃과 나무들이 비에 푸욱 젖었습니다.
그 빗속에도 아침이면 푹 젖기는 해도 나팔꽃이 핍니다.
벽화속 이장희씨는 열심히 노래부르고, 비닐 천막속 고추는 그럭저럭 버티고, 천사의 나팔이 그 작은 나무에 커다란 꽃망울을 만들었습니다.
고추가 태풍에 더러는 병이 들기도 했지만 이 녀석들은 아주 건강해보입니다.
여름보다 더 변화무쌍한 가을녘입니다.







그리고 다시 맑아진 날 ..
집 앞 골목에서 본 하늘
꽃잎이 많이 떨어지는데 이 녀석드은 용케 무사하다.
옆집 아저씨는 지난 태풍 오기전에 고추를 말리다가 실패하셨다. 다시 시도 .. 이번엔 양이 매~우 적다,
눈부신 하늘이 고인 물에 비춰진다. 지난 밤 쌓여있던 은행잎을 치웠을 청소부 아저씨들의 고생에 감사를 ...

그리고 창영동 배다리 입구부터 가득 널어진 고추









날이 맑아 동네 산책을 하면서...





이불이며 빨래며 색색깔의 장갑까지 햇살속에 춤춘다.



비밀의 화원속 해바리기는 누군가 묶어줬고, 꽃들도 무사하다.

많은 고추를 말리시는 이 분은 녹은 고추가 없단다. 고추를 토막내 자르거나 갈라서 말리면 더 잘 마르니 녹을 일이 없단다.

주말엔 또 비가 온다는 소식에 어르신들 마음이 바쁘다. 길가는 사람들을 배려해 한쪽에 몰아놓고 말리시는데 오늘은 넓게넓게 펴서 말린다. 오늘 아침에도 햇살이 따갑고 눈부시다. 이불이며 고추가 잘 마를 것이다. 이틀동안만 이 햇살이 비추면 그럭저럭 집에서 보일러 돌려서 말려도 금새 마를 것이라 한다.
벌써 꽃을 오므린 나팔꽃.
햇살속의 우산을 보면 <중경삼림>의 임청하에 레인코트와 썬글라스가 생각난다.

*말린 고추나 고춧가루 사실 분 연락주세요. 0일0, 칠3팔구, 공85칠 임다
 고추말려 벌이 하시는 할머니와 시골 외삼촌이 부탁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