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기 싫은 아침, ..
지난 새벽, 남아있는 김빠진 맥주를 다 마시고, 이불 뒤집어 쓰고 소리 지르며 펑펑 울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맞닥뜨려야 할지 생각할 수 없었다. 이것이 오늘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이다. 독재자의 딸, 뭔 하나 아는 것 없는 그녀의 통치를 받아야 하는 것을 영광으로 아는 자들이 더 많다는 것이.. 더 바닥으로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져야 할 지도 모른다.
계속 눈물을 흘리다보니 잠이 들었었나보다. 아침에 눈이 떠졌다. 퉁퉁부은 눈도 기어이 떠지더라. 아침이 오더라.
한 시간을 그 이불속에서 나올 수 없었다. 차라리 차라리 잠이 깨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어떻게 살지? 이명박 보다 더할까? 이명박 보다 나을까? 수 많은 공약은, 정책은 과연 지켜질까? 여성대통령이 먹혔다니 그게 말이 돼? 여성대통령 .. 여성들의 삶은 나아지려나? 어제 먹은 맥주와 닭이 울렁거렸다. 아, 그래서 침대에서 나올 수 있었구나..
어제까지의 모든 기대, 흥분, 열정, ... 그리고 울분, 실망, 참담, 억울함, 막막함, .. 그리고 괜히 철수가 이긴다고 했잖아 ... 문재인은 안돼고 .. 라는 사족까지 ... 그 모든 것을 가슴에 꾸욱꾹 눌러 담는다. 더 담대해져야 한다. 단단해져야 하고, 냉정해져야 한다. 살고싶지 않아도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5년이 ..
그 5년이 다시 시작되는 아침, 열일곱들에게 약속했던 기억이 났다. 미안하다고, 더 열심히 싸우겠다고, 그대들의 미래와 우리들의 오늘을 위해 그렇게 하겠다고 .. 그리고 곧 그 열일곱의 '오늘'이 될 5년, 함께 싸워야 한다는 것을 기억했다.
내 생애 그래도 좀 상식이라는 게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한다.
내 첫 조카가 22살 그 아이 어렸을때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꺼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하다.
아 아래 조카들 조차 여전히 입시에, 알바에, .... 살고 있다.
네번째 조카가 세 살이다. 그 아이의 미래는 좀 나아져야하지 않을까? ...
그렇게 또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 비겁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