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사진, 카메라, 그리고 이야기

강's 사진이야기전_5 <해바라기와 여름, 이야기>2

바다에 내리는 비 2016. 7. 13. 13:03


‘s 사진이야기 _ 5

해바라기와 여름, 이야기

2016. 7.15() ~ 8.31() / 신포동 <북앤커피> 갤러리룸

문의 010-7389-0857 / rain-o2@hanmail.net

페이스북 www.facebook.com/kang02rain

 

이 전시는 내가 좋아하는 사진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매일 오고가는 도원역에서 배다리로 이어지는 창영동 철로변길에 이야기다.

간간히 오가던 2005, 그리고 곧 일상이 되어 지금까지 오고가는 길이다.

기울어진 언덕길 옆에는 인하자원이라는 고물상이 있었고 위험위험한 그 고물상 옆에 허물어진 작은 집터 위에 만들어진 한평공원 <하루, >에 난간과 의자를 만들고 벚나무와 소나무를 심고 작은 화단을 만들어 꽃을 심었다.

파란 하늘과 노란 해바라기, 그 해바라기를 타고 더 높이 올라간 푸른 보라색 나팔꽃과 하얀 달, 그리고 그 둘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전깃줄이 그저 내 머리 위에 있었다. 꽃이 지고 씨앗을 맺은 해바라기는 머리가 무거워져 고개를 떨구고 있었지만 해바라기에 기대 하늘로 올라간 나팔꽃은 철없이 하늘로 하늘로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향해있다.

 

배다리 지역의 십 수 년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나의 날들이 가득했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꼭 해바라기가 아니어도 좋았다. 어쩌면 달이었을지도 모르고, 나팔꽃, 그 녀석은 거의 늦은 가을 11까지 참 열심히 피기도 한다, -이었을지도 모른다.

 

왜 해바라기였을까?

 

해바라기에 대한 사람들의 감성은 좀 무조건 적인 밝음이거나 무조건적인 호의(好意)’. 꿈이던 사람이던, 사랑이던 어떤 것을 눈을 떼지 않고 지향하는 태도를 해바라기라고도 하고 쌀쌀한 겨울이나 이른 봄에 햇볕받이를 하는 사람들을 해바라기 한다고도 하고 .. 무한 긍정이라던가 무한 밝음에 대해 그런 느낌이다.

 

쑥쑥 자라는 키, 해를 닮은 꽃 모양에 해의 빛을 닮은 노란 꽃잎, 자세히 보면 그 안에 아마도 수백 개의 작은 꽃들이 촘촘히 그리고 참 나란히나란히 줄맞춰 피어있다. 해바라기가 시들어 갈 무렵, 까만색의 수많은 씨앗이 아마도 그 작은 씨앗의 숫자만큼 박혀서 익어간다. - 까맣게 익어가는 걸 보면서 수박씨를 닮았다는 생각을 종종하기도 했다. - 커다란 동그라미에 가득한 넉넉한 씨앗을 보면 기특하달까 장하다는 생각도 들고 .. 누군가 잘라낼 때까지는 참 단단히도 서 있는 줄기며 ..

 

지난해에는 마을사진관 앞에서 그리 크게 자라지는 못했지만 눈이 내릴 때까지 꽃이 피어서 기특하기도 했고, 지나가는 차에 치여서 꺾어졌음에도 내가 부목을 대어줬더니 기어이 또 잘 살아줬다. 12월 눈이 펑펑 내릴 때 이제는 거둬줘야 할 거 같아서 잘라 한점갤러리에 옮겼다. 그래서 그랬나? 괜스레 애틋하기도 하고 ... 하지만 꽃집에서 산 해바라기는 줄기가 잘 무르고 쉬이 죽어버린다. .. 그렇다는 거고 ..

 

어디나 있을 거 같아 그리 간절하게 갈구해본 적은 없었던 거 같다. 게다가 이 창영동, 배다리 언저리에는 생각보다 많은 해바라기가 피어서 더더욱 그렇기도 할 테고.. 그래도 이 커다랗고 tot노란 꽃잎에 눈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높이 있는 그 꽃에 우연이라도 눈이 닿으면 이쁘네.. ’하며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 한 번 건넨다. 하지만 곧 가는 길을 갈 뿐이다.

 

 

언젠가부터 다양한 병증이 도시를 시대를 사람들을 휘감아 흐른다. 남녀노소, 지위고하, 빈부차이를 막론하고 넘쳐나는 병증 -‘스트레스우울감이것들이 개인의 몸과 마음뿐 아니라 끈-관계-을 위협하고 있다. 끊임없이 이 위협을 감당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절망보다 허무, 무기력함에 죽거나 미치거나 바보가 되거나 노예가 되거나 ..

 

그래도 그 와중에도 푸른 하늘이 보고 싶고, 바람에 스치우느 별이 보고 싶고, 쭈뼛쭈뻣 대낮에 서성이는 가느란 초승달을 보고 싶고, 무한긍정 무한밝음 무한예쁜 그렇게 믿고 싶은 존재들을 보며 웃어 보고 싶더라.

 

그래서 ~바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에 무지 더워서 ~여름이다싶기도 했고, 거기에 문득 다른 사람들의 해바라기와 여름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D.J doc’여름이야기도 생각나고, 2013년에 이어 또 뙤약볕 여름 전시다. 왜 사서 고생인거? ..

 

그렇게 나의 다섯 번째 사진이야기_<~바라기~여름, 이야기>가 시작된다.

 

2016711일 월요일 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