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일상속에서, 내 안에서
다시 어떤 시간 앞에서
바다에 내리는 비
2016. 9. 18. 14:48
주정뱅이 말라깽이 내 젋은 아버지는 38살에 죽었다.
그 즈음이면 나도 죽었을꺼라 ... 그런 생각을 부러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 나이 즈음이면 한 생이 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마흔을 넘어 살아있다는 게 낯선 날들이 많았다.
다른 이들과 조금 다른 결의 삶을 살았으므로 뭔가 다를꺼라 생각했지만
썩 다르진 않았던 모양이다.
어른으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랄까?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깬 피터팬처럼 문득 '어른이 되어야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익숙하지만 낯선 시간속을 부유하며 그러고도 다시 5년을 더 살아있다.
바람도 그물에 걸리더란 걸 알아버리고는
좀 ... 슬퍼졌고,
더 이상 은하수를 볼 수 없는 하늘도 좀 ... 서글펐고,
어느샌가 도道 닦는 소릴 하고 있는 나를 보며 내가 비웃었던 그 나이의 이들이 그렇게 말하게 된 것을 좀 이해하게 되었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며
무기력과 무능력, 무망함에 허무를 과연 바람의 계곡, 그녀처럼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해지고
그런 세상 한 가운데를 산다는 게 무슨 의미일지도 궁금해진다.
일단은, 당장은 손과 발을 놀리며 살아야 할 것은 알겠는데
마흔 다섯이 넘고서도 서툰 수족에 짜증이 난다.
그래 일단은 서툰 수족을 놀리는 것 부터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시 녹슬어가는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일지도 모르겠다.
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