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교복 협회가 밝힌 유명상표 원가 10만원에 훨씬 못미쳐
입기만 해도 다리가 길어 보이고 몸매가 S자로 돋보이게 된다는 대형 교복업체들의 교복 값에는 거품이 얼마나 끼어 있는 것일까. 대형 교복업체들은 영업 비밀을 이유로 생산원가 공개를 꺼리면서 최근 몇 년째 출고가를 동결했다는 해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향신문 취재팀은 8일 중소교복업체 모임인 한국교복협회가 공개한 2007년 교복 생산원가를 기초로 교복 값의 거품을 계산해봤다.
협회 측이 밝힌 생산원가는 남학생의 경우 10만3200원, 여학생은 9만6260원. 남학생을 기준으로 교복 상의는 캐시미어 원단 구입비로 2만9400원, 안감과 실, 단추, 마크 등의 기타 부자재 비용에 임가공비를 더하면 생산원가는 5만3200원이다. 교복 하의는 원단가격 1만5600원에 역시 임가공비와 부자재 구입비용을 합쳐 2만5600원이 생산원가다.
여기에 와이셔츠 생산원가 1만2400원, 조끼 생산원가 1만2000원을 더하면 남학생 교복 1벌을 만드는 데는 10만3200원이면 충분하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협회 측은 대형 교복업체의 경우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췄고 원단을 대량구매하기 때문에 생산원가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산원가가 10만원인 교복값은 본사와 총판, 학교앞 대리점 등 여러 차례의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거품이 부풀어 오른다. 총괄마케팅을 담당하는 본사의 경우 광고·마케팅 비용과 애프터서비스 비용, 이윤 등 생산원가에 4만5000원 정도의 마진을 붙여 지역총판으로 내보낸다.
지역총판에서는 유통비용과 물류비용으로 1만5000원가량 추가된다. 여기에 최종 소매상인 학교앞 대리점으로 가면 1벌당 평균 8만5000원 정도가 판매마진으로 추가돼 결국 최종소비자인 학생들에게는 25만~26만원선에 판매된다. 여벌의 바지와 셔츠까지 구입하면 4만원가량 추가된다. 코트 등은 구입하지 않았을 때의 경우다.
한 대형 교복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와 대형업체 간에는 품질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격만으로 대기업과 중소업체의 제품을 비교하기가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경우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개발 및 애프터서비스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중소업체들은 그러나 “대부분의 교복이 같은 원단을 사용하고 있으며 원단에서 가격차가 있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호준·김보미기자〉경향신문
30년된 교복 제조․판배 업자가 본 교복값 거품요인
“저도 교복을 만들어 팔고 있지만 일부 브랜드 교복값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죠. 학생과 학부모들만 불쌍합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30여년간 교복을 제조·판매해 온 김석진씨(69·삼성상사 대표)는 8일 “요즘 교복값 파동에 대해 어이가 없다”면서 혀를 찼다.
김씨는 교복값 폭등은 엘리트, 아이비클럽, 스마트 등 메이저 3사의 교묘한 상술과 교육당국의 무관심이 빚어낸 합작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업이 제작한 교복은 한 벌당 25만~30만원. 실제 원가는 8만~1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복잡한 유통구조(본사-총판-대리점)와 인기연예인들의 TV 광고비 등을 가격에 반영시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간 유통단계인 총판만 없애도 20% 가격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대기업은 본사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일일 판매내역, 재고관리 등이 충분해 중간 유통단계는 생략할 수 있는데도 총판업자들의 반발을 의식, 그대로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인기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광고비와 MP3 등 판촉 비용도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재고비용마저 신규 교복값에 반영시키다보니 대기업의 교복값은 천정부지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지역 업체들이 생산한 남학생 교복은 10만~13만원, 여학생 교복은 15만~18만원 선으로 메이저 가격의 절반에 불과하다.
원단은 차이가 없는데도 지역 교복 생산업자들이 교복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학교측이 단지 번거롭다는 이유로 공동구매를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동안 대구에서 붐을 일으키던 공동구매가 시들해진 것도 학교 측의 비협조가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브랜드 교복’이 아니면 왕따를 당하기도 하는 사회적 병리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지역 교복시장의 주고객은 모자가정 조손가정 등 소외계층과 극빈층이 대부분이다.
대구에서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교복업체가 80여개에 달했으나 지금은 20개로 줄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대구의 교복시장도 메이저 3사가 90%를 점유하고 있다.
〈대구|박태우기자〉
말썽때마다 ‘공동구매’ 타령만
(::또 교복파동 ‘입었다 벗었다’ 반복… 정부, 정책불신 키워::)
신입생 학부모들에게 교복을 공동구매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라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 뒤 ‘5월 교복 착용’을 결정하는 학교들이 잇따르고 있다. 학생들은 3월에 입학한 뒤 일상복을 입고 다니다가 5월 중순부터 교복(하복)을 착용하는 이른바 ‘반쪽 자율화’ 조치인 셈이다.
지난 1969년 중학교 평준화정책을 시행하면서 시·도별로 학교의 교복을 통일시킨 뒤 거듭되는 ‘교복정책’ 변화로 인해 학생들은 교복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 및 교복업체의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당시 비난만을 피하기 위한 탁상 교복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 자율화에서 교복값 논란까지 = 우리나라 교복은 지난 1886년 이화학당에서 4명의 여학생들에게 흰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도 록 한 것이 시초다. 남자는 1898년 배재학당에서 당복(堂服)을 입힌 것이 처음이다. 이후 학교는 설립이념 등을 상징하는 교복 을 입도록 하면서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교복의 논란은 1969년 당시 문교부가 중학교의 평준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교복이 학교마다 천차만별이 어서 통일성이 없다”는 지적을 수용, 교복의 색상과 디자인을 시·도별로 통일시킬 것을 지시했고, 현재 유형의 교복이 정착됐다. 하지만 민주화 바람을 타고 “교복이 일본문화 잔재이며 학 생들의 개성을 말살하는 군사적 문화”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졸업식 때에는 교복을 칼로 찢으며 이같은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982년 교복 및 두발 자유화 조치가 내려지고 이듬해 인 1983년부터 학교에서 교복을 입지 않도록 함에 따라 교복은 ‘박물관’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교복은 불과 3년 뒤 ‘부활‘했다. 교복 자율화 조치 이 후 80년대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옷값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일부 학생들의 탈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1986년 교장 재 량에 따라 교복을 다시 입도록 했고, 현재 중·고등학교의 90% 이상이 교복착용을 실시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교복시장에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한 벌에 20만 ~ 30만원 하는 교복값 논란이 일 자 교육부는 2001년부터 학부모들이 공동구매로 싼값에 살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 “공동구매 문제 더 많았다” = 8일 서울시 북부교육청은 관 내 40개 중학교에서 5월부터 교복을 입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7일 서울시 강남교육청도 관내 37개 중학교에서 5월부터 교복을 입도록 하겠다고 밝히는 등 모두 77개 학교가 ‘반쪽 자율화’ 조치를 내렸다. 다른 교육청에서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추세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동구매가 자칫 더 많은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구 S여중 교장은 “공동구매는 이미 지난 2001년에 일선학교에서 시행했다가 업체 선정과 교복 재질에 대한 잡음이 일면서 폐기처분을 내린 조치”라며 “공동구매만 하면 교복값 문제가 없을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하미연 대변인은 “비싼 교복 값 문제가 단순히 입는 시기만 늦춘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대기업의 교복값 거품을 빼고, 공동구매·협의구매 등 다양한 구매방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
학생․학부모 “교복보다 사복이 돈 더들어 .. 절대반대”
[세계닷컴] 교육부가 신입생에 한해 교복 착용을 입학 후 약 2개월간 보류했다가 학교 실정에 맞춰 하복을 입는 5월부터 교복을 착용토록 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부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사복의 경우 매일 똑같은 옷으로 입힐 수 없기 때문에 교복보다 더 돈이 들어가게 생겼다”며 “또 추후에 교복을 사게되면 이중으로 돈이 들어가게 되는 셈”이라고 교육부를 비판했다.
또 이미 교복을 구입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발표 시기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김모씨는 “이미 고가의 돈을 주고 교복을 샀는데, 다시 사복이라니 말도 안된다”며 “설사 교복을 입어도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학생들은 사복입고 등교하는데 그게 쉽겠느냐”며 교육부의 발표를 비판했다.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이모군도 “사복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학교에 사복을 입고 갈 기회가 생기더라도 학생들 사이에 브랜드별로 위화감이 생기는데, 입학때부터 학생들 사이에 이런 분위기 만들어 질 것 같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일부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도 이와 유사한 불만과 함께 정부가 조속한 대책을 내놓기를 요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고,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비판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원의 한 일선 고등학교는 “학교별로 논의해 결정하라는 공문이 경기도교육청에서 내려와 현재 회의중에 있다”며 “5월 교복착용에 대해서 아직 정확히 결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복착용에 대해서는 이미 몇 년전부터 학교장 재량으로 하라고 각급학교에 권고문을 내려보냈다. 하지만 의례적으로 교복을 입었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교육청에서 결정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며 “5월까지 반드시 사복을 입고, 이후에 교복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 세계닷컴 유명준기자 neocross@segye.com
중․고교 신입생 5월까지 사복착용
교육부, 내일 전국 시도교육청 장학관 회의 소집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교육부는 해마다 신학기를 앞두고 고가 논란을 빚고 있는 교복 구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ㆍ고교 신입생의 경우 5월까지 사복을 입도록 하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공동구매추진위원회를 발족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6일 학생들의 값비싼 교복으로 인해 학부모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일부 고가의 교복이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함으로써 교복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면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학생 교복 공동구매 활성화를 위한 협조' 공문을 최근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 공문을 통해 교복 착용 여부는 학교 방침에 따라야 하는 만큼 각급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학생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교복 관련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로 짜인 학교별 교복선정위원회에서 디자인 등을 결정하면 학부모들로만 구성되는 공동구매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업체들과 자율적인 협의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교복을 구매할 수 있도록 권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시도교육청과 학교운영위원회, 학교장 등은 교복관련 지침을 홍보하고 지역내 교복 제조 및 판매업체 대표와 간담회 등을 통해 불공정 행위의 근절을 위한 업체들의 자정 결의를 유도하도록 주문했다.
특히 교육부는 교복 공동구매 추진에는 통상 수개월의 준비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신입생에 한하여 교복 착용을 입학 후 약 2개월간 보류했다가 학교 실정에 맞춰 하복을 입는 5월부터 교복을 착용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고교 신입생은 신체 성장이 빠른 시기여서 1∼2개월 동안 동복을 착용했다 하복으로 교체할 경우 겨울철에 다시 동복을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큰 점을 감안해 교복 착용 시기를 조정토록 일선 교육청에 권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또 시도교육청이나 학교별로 가칭 `교복 물려주기 센터'를 설치해 선배들의 교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운동을 전개하고 공동구매 안내 가정통신문 발송과 학교 홈페이지 공지 등을 통해 학부모의 교복 공동구매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7일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생활지도 담당 장학관회의를 긴급 소집해 교복 문제를 비롯한 신학기 현안들이 차질없이 해결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한편 교육부의 학교 교복 선정 및 구입 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1986년부터 학교별로 교복 착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한 이후 2005년 12월까지 전체 중고교의 96.5%인 4천869개교에서 교복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복 가격은 공동구매한 모예고가 17만9천원이었는데 반해 영국산 원단을 사용한 모외고의 경우 57만원에 달해 무려 3배나 차이가 났으며 스마트와 아이비클럽, 엘리트베이직 등 대형제조업체의 시중가격은 12만∼15만원인 중소업체의 약 2배인 20만∼25만원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