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수씨의 최근 사건에서 기이한 감정의 변화를 느꼈다.
사실 너무 마초적 이미지인 그에 대해 별로 좋은느낌이 아니었다.
인간적 감정에 대한 실수, 그리고 그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
어떻게 정리 됐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소위 '터프'를 생명처럼 여기고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과격하게 비춰지기도 하지만 흔히들 공인이 그럴 수 있느냐는 말도 있지만
의미조차 퇴색해진 '정의'를 위해서 또는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르고
그러나 그 주먹(폭력)에 대해 잘못한 것을 인정하고, 절제하게 되고, 조심하게 되는 모습을 본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할 수 있다. 인간인 이상 ..
그것이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순간부터 반성은 시작되고, 더 이상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설령 그것이 먹고 살기위한 문제였더라도 말이다. 
 
아까전 11시가 넘은 시간에 동네 골목에서 시끄러운 경적소리에 집들 구석구석을 파고들었고, 잠깐이 아니라 지속되어 짜증스러웠다. 그런데도 그 소리는 계속 울렸고, 드디어는 이곳저곳 사람들의 짜증섞이 목소리와 화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나도 무슨 일이 났나 싶어서 나가봤더니 주차된 차 사이를 비껴들어오려던 차가 반대편으로 돌아 들어와도 될텐데 클락션을 계속 울리고 있고 사방에서 사람들이 나와 항의했다. 마침 약주를 좀 하신 어르신이 나오셔서 시끄럽다고 운전자측 문을 열어 운전자의 멱살을 잡았다. 그런데 갑자기 운전자가 길에 쓰러졌다. 술 취한 아저씨도 같이 쓰러졌다. 그리고 큰 목소리가 오가더니 운전자가 벌떡 일어나 주소를 대며 술 취한 사람이 자신을 쳤다며 신고를 해버렸다. 사람들은 어이없어 했다. 잘못은 누가 했는데 .. 하며 ..
자신이 잘못한 것은 생각도 않은 채 .. 사람들의 항의에도 계속 클락션을 울려대서 좀처럼 동네 일에 나서지 않는 본인도 화가 났는데 약주를 하신 분이야 두말할 나위가 있나 ..
자신의 부끄러움은 생각도 않고, 멀쩡하게 일어나 맞았다며 신고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러고 PD수첩 끝 부분을 보게 됐는데 친일인명발표와 관련해 판단이 어떤지를 묻는데
방금전 그 사건이 떠 올랐다.
 
자신의 잘못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신고하는 사람... 
부산의 어느 장애인은 600원을 훔쳤다고 속죄와 속죄를 감수하고도 300만원의 벌금을 받았다고 하는데
부정부패로 쌓은 재산이 많을수록 절대 벌금 받지 않는 사회 ... 그 저질 자본 형성의 근간, 잘잘못을 판단할 수 없는 ..아니 그야말로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되는 사회가 된 슬픈 21세기의 뿌리가 거기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분명 친일파들이 청산되지 않고, 오히려 반민족특위가 테러를 당한 그 순간부터
독립운동가들과 그 가족들, 일제의 수탈을 견디지 못하고 고국을 떠났던 동포들은 .. 21세기 돈이나 벌러오는 천대받는 동포가 되어버렸다.
친일파들은 대를 이어 재산을 축적하고 축적하고 축적하고 .. 대통령도 되지 않았던가
일제시대 최상의 권력과 돈을 쥔 자들이 거의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졌으며 ..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읽던 위인전과 ... 대학수능의 역사에 까지 (올 해는 없어졌지요? 그래도 얼마전까지..) 온갖 과목에서 듣던 위대한 인물들의 치욕적 행동이 들어나도
기껏 듣는 것은 그럴 수 밖에 없었다라니 ...
 
문제는 잘못에 대한 반성이 제대로 있어보지 못한 역사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은 국민들은 .. 그저 낮게 누워 살 수 밖에 없는 역사는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건희 이재용 일가와 삼성은 일벌 백계를 해도 모자른 판에 .. 그럴수도 있지 않냐는 검찰 ..
현대 정몽구 회장의 사회봉사 명령이라니 ..
결국 광우병 고기가 들어간 줄도 모르고 먹도록 하는 대통령에다가
광주를 피로 물들인 인물들도 떵떵거리며 단 위에 오르는 시대
부끄러운 강부자 내각은 집값, 땅값 오르면서 '더'부자 내각이 되고,
투기와 불법으로 부자가 된 것에 아무 부끄럼도 모르는 사람들 ..
 
이런 낯부끄러운 역사의 흐름속에서도 살아온 내 어머니가 어리석은 것인지 대단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착한 사람이 어리석다고 손가락지 받는 시대 ..
그것은 무엇이 옳은지 바른지 가르쳐줘도 믿을 수 없는 시대,
그리고 그것을 그렇다고 말할 수 조자 없는 시대 라는 거 ..
오로지 부자만을 위한 경제대국 ..
70~80% 서민들은 자기가 수십년 살던 동네 조차, 부자들이 기업들이 80%이상 땅을 사들이면 무조건 빼앗겨야 하는 시대라니 .. 그것도 법이라니 ..
 
법, 그거 최소라던데 ...
힘없고 돈없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던데
어째 ..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을 지켜주는 법이 되었군요 ..
그들은 다 피해가지요 .. 
 
이야기가 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 이 이상하고 괴상한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잘못한 것 모르고,
떵떵거리며 돈과 명예와 권력을 손에 쥐고 흔드는 그 사람들의 근간이
어디서 부터 왔을까를 생각합니다.
 
성실하고 열심히 일해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는 시대,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 없이는
갑자기 개발이 되서 없던 돈이 왕창  생기게 되는 횡재(이제는 더이상 가능하지 않겠지만) 없이는
공부 잘 해서도 올라갈 수 없는  부자들의 나라 .. (물론 요즘의 교육의 기회도 박탈되거나 .. 거기부터 끝장났지만 .. ㅜ.ㅜ)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는 것이 잘못인건가요?
널 죽이겠다. 송장을 파 내어 갈아버리겠다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잘못했으니 반성하고 사죄하고 .. 거기에 대한 댓가를 치뤄라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시대였더라도,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잘못이었다고 ...
 
최민수씨의 자기 비판과 반성이 기억에 남는 이유입니다.
소란을 피우고도 자기 잘못은 생각도 안한 채 항의하는 아저씨를 신고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 이유입니다.
촌스러운 중국 역사 드라마의 한물 간 교훈들이 새삼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숭례문을 태운 70대 할아버지의 10년형이 왠지 부당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제가 날로 욕이 느는 이유입니다.
이 나라가 부끄러운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선 힘과 권력과 대기업을 가진 자들이 오래사는 이유는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서겠죠? 제발 그들이 일찍 죽어도 명예롭게 죽는 것을 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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