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슴 두근거리며 읽었던 책이 있다.
서진규의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싶다> .. 바닥에서 오직 스스로만을 믿고 의지하며 그 나름의 성공을 이뤄낸 과정이 그려져 있었다.
역경과 고난이 자신의 스승이었고, 누구보다 자신을 믿었고, 오기가 힘이었다고 했다.
우연히 켠 TV속에 자신감에 찬 그녀가 서 있었다.
무표정해보이는 주부알바생들 앞에 회갑의 나이로 리드미컬하게 자신의 삶과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엿장수집 여러 아이들 중에 하나로 태어나 .. 가발공장을 다니며 .. 꿈을 포기당할때 .. 자신은 꿈꿨다고 ..
대학박사가 되면 성공한것이라는 교사의 말을 기억하며 박사가 되기로 하고 시작했다고 ..
단돈 100달러로 미국으로 건너가 .. 최초의 여성장교가 되었고, 하버드 박사 학위를 따냈다고 .. 다시 꿈을 꾼다고 .. 이번에는 미국무장관이라고 ..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이룰 수 있다고 ..
나는 무엇을 바라고 운동이라는 정치활동이라는 진보라는 꿈을 꾸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지금 나의 화두는 .. 진보정치, 진보정당이다보니 .. 자연스레 이어진 질문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평등하게,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 생각이다.
평등이 먼저일까? 평화가 먼저일까? .. 평화로움을 위해 평등이 필요한 거 같다.
평화롭다면 평등이 필요하지 않은걸까? 평화가 우선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등하지 않다면 평화라는 게 또 가능한 것일까? ..
그런 질문들을 되뇌이다가 .. 나에게로 질문이 향했다.
나는 어떤 삶을 원했을까?
가만 생각하면 .. 학생때는 대학생이 되는 것이었고, 대학생이 되엇다.
대학생이 되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짧게 고민했을 때 ..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고, 많은 경험을 통해 외향적으로 성격을 바꾸고, 세계배낭여행을 혼자 떠나는 것이었다. 자전거 전국일주를 빼고 두가지는 이뤘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 까지라도 꼭 해봐야 할텐데 .. ㅡ.ㅡ;;
다시 대학교를 졸업할 즈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 고민은 삶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으로 이어졌고 ..
해답없는 질문 속에서 헤매다가 모든 것들이 의미를 잃어갔다. 시도, 음악도, 책도, 사람도 .. 블랙홀속으로 모든 감각이 빨려들어가
손만 닿으면 바스라질 것 같은 어느 한 순간이 있었다.
2005년 1월 14일 .. 지독한 더위속에 한 줄기 시원한 바람같았다고 말하는 그 단어가 왔다.
음악, 미술, 건축, 인테리어, 연극, 문학 ..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치열하게 할 수 있는 무엇 ..... '영화'
그래서 그것을 했다.
자유로운 삶 .. 그것은 언제부터 꿈꿨을까?
'자유'라는 단어를 언제 배웠을까?
중학교 즈음이었던 거 같은데 .. 명확하지는 않다.
답답한 입시교육 속에서 '자유'는 멋있는 단어였고, 매혹적인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 규격화 된 ..번한 .. 보통의 삶은 살지 않겠다고 했다.
그게 뭔지는 몰라도 그렇게 살지는 않겠다고 했다.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는 수많은 편견과 맞서야 했고, 그것은 당연했고, 자연스러웠다.
술을 마시더라도 목숨을 걸고 마셔보고, 사랑을 할꺼면 목숨을 걸만큼 사량해야하고, ..
뭐든지 할 것이면 .. 미쳐야 한다고 ..
그래서 미친듯이 매몰되어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두려웠던 적도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가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고, 뭐든 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짧은 삶이지만 그럭저럭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다면 지금의 정치운동은 왜 할까?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끔찍하다고 생각햇다.ㅡ.ㅡ;) 재능이나 능력도 없고, 정치력이 전혀 없다는 말까지 듣는 내가 ..
정치운동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서진규는 사명이라고 했다. 아무것도 없는 사람도 노력하면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되는 것 ..
나는 사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오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는 종교인이 생각났다. 하느님이 주신 사명 .. 하면서 모든 것을 걸고 하는 어떤 것 ..
내 인생의 첫번째 꿈인 '영화'를 통해 만난 '인권' .. 그리고 내 '눈물'탓이다.
성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내 가족들, 친구들, 이웃들 .. 그들에 대한 연민이다.
한 평생 열심히 살아도 더 나아지지 못하는 삶들을 많이 본다.
그렇게 억울하게 당하는 게 싫고, 어이없이 죽어가는 게 싫고, 일해도 일해도 더 빈곤하게 만드는 더러운 자본주의가 싫고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도 못들어가고 죽은 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싫다 ....
나랏님도 가난을 구제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그건 구조의 문제이고 구조를 풀기 위해서는 법, 제도, 시스템, 환경, 분위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 정치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내가 정치인이 되기를 원하는 걸까?
하기야 너무 부당해보이는 세상때문에 대학교 다닐때 꿈이 대통령이기는 했다.
대통령을 꿈꾸기에는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너무 끔찍하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 되니 부자들 세금깍는걸 젤 먼저하고 있다. 그들이 부도나도 세금으로 막아주고, 그들이 죄를 지어도 다 풀어준다.
600원을 훔쳤다가 3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는 어느 장애인에 관한 노래가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뭐지?
내 꿈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다 이뤄진 샘이다.
그렇다고 내가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자 .. 는 것도 아닌 거 같다.
그냥 그들이 처한 지긋지긋한 현실을 보고 있는 게 싫다.
KTX그녀들 .. 이랜드 .. 콜트악기 ...... 너무 화나서 정말 속상한데, 속이 뒤집어지고 미칠꺼 같은데 ..
어찌할 수 있는 힘 하나 업는 게 너무 화가나서 .. 너무 속상해서 ..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하려고 할 뿐이다.
자본과 권력자들이 역겹고, 그래도 이명박을, 한나라당을 찍는 손들이 바보같이 느껴지고, 하지만 그 손길을 돌리지 못하는 무기력 함이 싫고
그렇다고 넋놓고 누구 말처럼 세상 흘러가는데로 .. 그냥 두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데는 화가 난다.
결국 내가 싫어서 하는 거다.
내 눈을 어지럽히고 편안하게 하지 않고 즐겁게 하지 않는 것들을 .. 그렇게 만들려고 하는 거다.
이런 에고를 가지고 있다.그러게 시작했다.
진보신당 재창당이니 제 2창당이니를 고민하면서 ..
나를 다시 돌아본다.
무엇을 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