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과 일요일 .. 울산을 다녀왔습니다.

움직임 없이는 안된다는 생각 .. 인터넷에 글 쓰고 .. 이글저글을 이곳저곳에 나누는 것 말고도 몸을 움직여 ..

굳지 않도록 .. 근육이 굳고 비계만 늘어가는 돼지는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 ..

주저없이 울산을 가자는 말에 동의했고,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인천에서 몇몇 같이 가려니 했는데 1주일만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사실 .. 지독한 도시 한 가운데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꾸 짜증이 나는 가슴을 위로하고 싶었고 ..

고백하자면 울산에 왜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투쟁하는 동지가 있다는, 굴뚝위에서 추운날 고상하는 동지가 있으니 .. 가서 머릿수라도 채워주고 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한동안 머릿수나 채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머릿수 채우고 시간만 떼우고 .. 해결했던 게 거의 없이 ..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절망감을 확인할 뿐이었습니다.

2004년 ..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크게 불타올랐던 반전운동때 그것을 가장 많이 느꼈습니다.

지난해 미친소 반대의 촛불집회도 서울은 한번, 인천에서는 다섯번이 전부였구요

계양산 관련해도 채 10번이 안되는 거 같습니다.

절망뿐인 .. 실패뿐인 집회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지는 거 같아서 싫었습니다.

자꾸 지는 게 싫어서 안하면 안지는 거라고 .. 내가 지는 거 아니라고 ...

그렇게라도 위로하고 싶었을까요? 

 

봄이 엄마가  .. 발언하면서 .. 굴뚝을 올려다보며 ..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할 때 ..

원하지도 않던 눈물이 났지만 그 눈물이 그친 후 한 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고래고래 함성도 지르고, 투쟁가도 목이 터져라 부르고,  .. 조금 더 경쾌햐고 즐거운 투쟁을 경험하는구나 정도 ..

오히려 더 웃으며 .. 더 여유있는 듯이

집회를 하고 밤을 새고 선전전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도 잘 잤습니다.

 

바로 후기를 쓸 수 있을 꺼라고 .. 사진과 함께 후기를 쓰겠노라고 했지만 .. 써지지 않았습니다.

사진만 다운받고 .. 글은 또 써지지 않았습니다.

올겨울 최고의 추위속에서 .. 그저 몸을 버티고 있습니다.

추위가 풀리면 써야지 했는데 .. 추위는 이번 주말이나 되어야 한답니다.

컴퓨터를 하루 종일 켜 놓고도, 밤새 켜 놓고도 .. 글이 써지지 않았습니다.

 

주절이주절이 잘 떠드는 편인데 ..

억지로라도 글을 써야겠다며 .. 몇 잔의 커피를 마시며 .. 가슴의 울림을 .. 헛소리처럼이라도 웅얼거리기로 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면서야 ..

이제야 쉬어서 목소리 조차 거의 나오지 않는 지금에서야 ..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분노와 절망과 아픔으로 .. 가슴이 떨리고, 손이 떨립니다.

감당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제야 온몸과 온 마음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감정을 추스려서 .. 입 끝으로, 머리 끝으로, 손 끝으로 와야 써지는 글 ...

그래서 이제야 쓰는데 ...

이것밖 에는 써지지 않네요 ...

 

다시 보는 똑딱이 동영상에서 그저 위로를 받아봅니다.

그때 .. 뭘 했는지 이제야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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