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시골-고창에 함박눈이 가득 왔다는 말에 그래도 수도권은 맑아서 눈은 그제 새벽 조금 내린 비로 끝났는 줄 알았는데

늦은 아침 현관문을 여니 .. 밤새 .. 함박눈이 가득 쌓여 햇살에 빛나고 있더군요.

소복히 쌓인 눈을 밟고 눈에 묻힌 신문들 들고 들어왔는데 .. 가슴이 서늘해왔습니다.

폭정 공안 철거민 용역 경찰 검찰 추모식 ... 

너무 얼어서 톡 건드리기만 해도 깨어질 것 같은 느낌 .. 

참혹 .. 참담에 더하여 ..

 

새로 출근한 지 두 주 ..

그 첫 날 .. 눈 앞에 있던 시집이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었던가?

 

글이 써지지 않는다

무어라고 쏟아내야 할 꺼 같은데 .. 쏟아지지 않는다 ..

피가 뭉치고 있다.

가슴에 뭉치고 있다.

 

강해져야하고 지독해져야하는데 그 방법을 모르겠다.

그저 살아남는 것, 끝까지 살아남아서 ... 살아남아 ... 살아 ........... 그런데 과연 그것이 이기는 걸까?

한 생애 살아내는 것이 과연 이기는 걸까?

자기 옆에서 일어나는 일,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이 마치 자신의 일이 아닌 척 ..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사는 것이 과연 ..

이기는 걸까?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게 .. 뭘까?

모든 진리과 정의, 최소한의 상식조차 무력해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속에서 .. 인간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나우시카 .. 바람의 계곡이 떠오른다. 

인간이 이미 곰팡이에 익숙하게 되고, 곰팡이가 되어 .. 오히려 깨끗한 공기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치명적인 독이 되어버린 현실..

참 인간성이란게 독이 되어버린걸까? ..

이미 돈이라는 자본이라는 끔찍한 곰팡이 독소에 좀먹먹혀버린 현실에서 .. 인간다뭄을 말하는 게 독이 되어버린 걸까?

다시 맑아질 수 있을까?

다시 맑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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