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그랬다.

이전에는 몰랐다. 잔인한 4월이라는 어구가 들어가 있는 글이 뭔지도 .. 여전히 모르고

학교 다닐적에는 새학년 새학기라 바빴던 3월을 지나면 나에게 4월은 식목일 쉬는 날로 시작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3월은 언제나 바빴다.

이런저런 활동속에서도 3월은 바빴다.

그렇게 3월의 여독을 푸는 게 4월이었고 .. 꽃들이 피고, 거리의 은행나문에 뽀록뽀록 새싹처럼 잎이 올라오는 계절이었다.

그리고 2007년 겨울을 지난 봄으로 가는 시간은 아마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일 테다.

모든 것이었던 시간이자 아무것도 아닌 시간 ...

4월은 정말 속아 아프도록 붉은 와인을 피처럼 쏟아넣던 시간이었다.

뻥뻥 뚤어지고 찢겨져 만신창이가 된 내 몸은 쏟아넣은 와인이 줄줄 흘렀다.

5월도 영혼이 빠져나간 듯 .. 어찌 버텨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렇게 그 지독한 봄 앓이를 한 후 .. 어찌어찌 지금 나 살아있다.

죽음과도 같은 시간을, 아니 죽음도 끝이 아닌 잃었던 시간을 .. 영원이 끝이 나올 것 같지 않은 긴 .. 터널을 결국엔 지금, 이렇게 .. 나왔고, 이렇게 ... 서있다.

지금은 덤으로 산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그때 나는 나의 한 생에 숨을 다 하였다.

지금의 나는 낯설다.

시간이 약이란 말 따위는 믿지 않았지만 .. 천년같던 그 시간 .. 아직도 눈이 아려오는 기억 .. 아직 심장끝에 남아있는 .. 그 시간 ..

무의식처럼 온 몸의 생채기를 기억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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