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한 동인천 역 ..

솔빛아파트 방향으로 나가는 길 .. 예전에는 중앙시장 방향이었다. 탱크빼고는 다 살 수 있었다는 인천의 양키시장이 그 중앙시장이다.

이렇게 폐허가 되었다.

오래되었다고 다 쓸어버리는 역사는 이 곳에서 당연한듯 진행된다.

그저 조금씩 가꾸고 다듬어가며 살아가면 안되는 걸까? ..

새마을 운동의 잔재 .. 모든 것들을 무너뜨리고 새로 짓는 .. 참혹한 경제발전의 기억이 여전히 재개발이라는 현장을 폐허로 만드는 이유다.

 

 

 

어느 집 옥상위의 물탱크와 장독이 .. 애잔하다. 

 

어느 집의 거실, 어느 집의 욕실 .. 어느 집의 안방 ..

 

죽을 각오, 생존권 보장 ..

 

저 거대한 아파트가 바로 그곳

수도국산 .. 달동네를 갈아엎고 만들었다.

그 가난하고 처절한 삶을 엎고 만든 환영 .. 재개발의 결과다

그대, 저 모습이 아름다운가?

 

 

시장도 재개발이다.

문화관광형 시장을 만든다며 지난해 11월 말부터 멀쩡한 아케이드를 뜯어내고 .. 땅을 파헤치고 ..

다시 아케이드 기둥을 세우고 있다.

물받이나 새로 하고, 바닥이나 새로깔면 되지 왜 다 뜯는지 모른다며

어느 과일집 할머니의 말씀 ..

주인은 장사도 못할 상황인데 비싼 월세 한 푼도 안깍아주고 .. 이사비용도 안주고 건물만 팔아치우고 떠났단다.

시장에서도 세입자만 죽어난다 하셨다.

 

아침의 시장은 도매시장에서 생선이며 야채를 떼어온 물건들을 벌여놓는 것으로 분주하다.

 

평소에 비에 따뜻한 음성으로 맞아주신 할머니 ..

 

매일아침 연안부두에서 물건을 해 오신다.

 

 얼었다 녹인 생선도 신선하면 이렇게 이쁘다.  - 실물이 더 이쁘다 ^^;;

 

우리 할머니는 87세. 추운데 또 나왔나며 .. 번개탄에 불을 붙히시고 숱을 얹으신다.

조개 까서 파시는 할머니신데 .. 집에 있으면 더 서글프다고 .. 하신다.

 

그리고 먹으라고 드시던 사과며, 떡이며 .. 내어 놓으신다.

눈물이 날 뻔 했다.

서운하실까봐 받아왔다.  눈이 시렸다.

 

밥은 싸오셨고, 노란 냄비에 먹거리 끓여서 드신단다.

 

 

달래 ..

 

아침. 빛이 너무 눈부시다.

 

임대와 신장개업이라 ..

 

 

그리고 그 시장 끄트머리에 철창넘어 한 그루 산수유가 계절을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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