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도 리듬과 악센트가 필요합니다
티벳의 불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비심을 품어라.”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올바른 일을 한다고 해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류보머스키 교수가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6주 동안
매주 다섯 개의 친절한 행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 친절한 행동은 사소한 것일 수도 있고 거창한 행동일 수도 있고,
상대가 알아줄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것부터 양로원을 방문하는 것까지
사람들은 다양한 실천을 하고
매주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친절한 행동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죠.
그런데 이 실험에는 재미난 부분이 있었습니다.
류보머스키 교수는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한 집단에게는 친절한 행동을 일주일 중 아무 때나 하도록 했고,
다른 집단에게는 일주일 중 하루에 몰아서
다섯 개의 친절한 행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하루에 몰아서 친절한 행동을 한 집단에서
행복감이 훨씬 많이 늘어났습니다.
예상외로 매일 조금씩 친절한 행동을 한 사람들에게는
행복감이 별로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요?
사실 우리는 일상에서 작은 친절을 자주 베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한 번씩 친절을 베푸는 것은
그냥 우리의 보통 일상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하루에 몰아서 다섯 개의 친절 행동을 하는 건
분명 특별한 경험입니다.
친절한 행동도 특별한 경험일 경우에만 행복을 늘려준다는 겁니다.
류보머스키 교수는 친절과 행복에 대해 또 하나의 실험을 했습니다.
한 집단은 다양한 친절 행위 중 스스로 정한 3가지를
매주 자유롭게 바꿔가며 4주간 하도록 하고,
다른 집단은 똑같은 친절 행위를 반복해서 4주간 하도록 했습니다.
친절도 지루하면 별로 도움이 안 되는지
똑같은 친절을 4주간 연속으로 한 집단은
행복감의 증진 효과가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반면 매주 다양한 친절 행위를 골라서 한 집단은
꾸준히 행복감이 높게 유지되었습니다.
사람이란 참 묘한 존재입니다.
반복되고 지루한 것, 일상적인 것엔
별다른 즐거움을 얻지 못합니다.
물론 친절이 자기만 좋으려고,
자기만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친절도 리듬과 악센트를 갖고 할 때
우리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2012년 12월 1일 오전 01:34
2012. 12. 1. 0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