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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지구를 살리는 면 휴지... 밭캉스 둘째날 꽃길이의 프로그램... 오동나무 평상 아래서 느긋하게 대화나누며 즐기는 서툰 바느질이 재미있었다.
더운 햇볕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가을이 오겠구나 하고... 나무아래 시원한 바람이라니 꿈같다는 생각도 들고...
어제 점심을 끝으로 2013 밭캉스는 끝났다. 어제 돌아와 씻고 짧은 오수를 즐긴 후 마무리 못한 면휴지 바느질을 끝냈다.
언제나 그렇지만.. 배다리는 도시속 다른 공간과 다른 시간을 산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조금더 이 인천이란 도시에서 버틸 수 있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첫날은 아침에 비가 내렸고 아름다운 오후가 눈부시게 빛났고 ㅡ 카메라로 찍느라 핸펀에 찍은게 별루 없네.. 아쉽...
한점 갤러리 취소된 전시가 있는데 그 기간에 이 여름 풍경 전시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 해보게 된다.
여튼 소나기에 씻겨진 바람이 좋게 부는 가운데 천막치고 품가게 추억의 이동사진관도 설치하고 손님들과 인사.. 텐트치고, 미니 풀장에 물받아 두니 아이들은 3일 내내 신이 났다... 벼룩가게에 물건도 느러놓고... 옆에 텐트친 '방랑'은 우쿠렐레와 노래로 간간히 bgm깔아주시고... 품을 벌기위해 더위속에서 마을을 휘집고 다니며 미션! 오홋...
조금 늦은 오후 녹색당 친구들이 와서 수제 맥주 만들기ㅡ병을 닦고 발효시킨 맥아에 설탕을 좀 넣고 두껑을 닫는 과정을 함께했다. 들어간 설탕은 효모의 밥이 되어 탄산을 만들어내는데 한달여 걸린다고 했다. 이 작업을 하고... 미리 숙성시켜둔 맥주로 시음을 했다. ㅋ~ 막걸리 향과 맛이 좀 나기도 한다. ^^
저녁엔 풀섶에 모며 해물바베큐에 식사하고, 영화보고, 연주듣고..
둘째날은 마을텃밭에 물주고 풀뽑으며 공동미션 수행... 식물과 흙과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어린 친구들과 나눴다. 한 친구 왈... 저는 농사와 잘 맞는거 같아요.... 오~~~
밭일에 넉넉히 나눠진 품으로 점심식사... 그 와중에 소나기가 또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 지붕 트인 텐트에 비가 들어와 한바탕 소동.. ㅋ~~
심심해서 귀찮고 더워서 안하려고 했던 원두굽기를 했다. 처음엔 콩볶는 냄새랑 비슷해서 구수하다... 두피가 떨어져 나가고... 커피오일이 돌기시하고 갈색이 점점 짙어진다... 튀어나온 콩을 입안에 쏘옥.. 미디엄 로스트...좀더 굽고 싶지만 더윈관계로 마무리..
미리 갈아둔 원두로 이태리 커피주전자로 진한 커피를 내려 시음 ^^ 야외에서 즐기는 맛은 또 다르다. ㅋ~
생태퀴즈 풀고 수박먹기.. 식물그림 스케치하고 품받고.. 바느질과 빙수 만들기...물놀이가 이어지고... 사진전 오프닝으로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고 가는 가운데서도 우린 느긋히 즐길 뿐이다.
개코막걸리에서 얻어온 양푼에 콩나물, 열무김치 등등을 넣어 고추장과 깨소금,참기름으로 휘리릭 비벼 두번째 저녁식사를 여유롭게 맛있게 나눈후 자유시간..
하루 그리고 한 주의 일을 끝낸 친구 둘이 맥주를 사들고 와서 풀밭위에서 더 비벼줘서 남은 비빔밥을 안주 삼아 느긋한 저녁을 나눴다.
영화와 음악이 흐르는 저녁이 도시 한 가운데 도로가 멈춘 거기에서 흐르고 있다.
철로 저편 트럭의 경적소리가 간간히 들리면서 이곳이 거대도시 한 가운데라는 걸 기억시커줄 뿐... 도시 속 풀숲에서의 캠핑이라니... 참 느긋하고 신기한 느낌조차 드는 밤이었다.
두번째날 공연은 참여자의 초보 하모니카 연주와 이제 우쿠렐레를 배우기 시작한 이들에 음계 연주가 깊은 밤까지 이어졌다.
막차를 타기위해 늦은 밤 철로변 길을 오랜만에 걷는데 우리보다 먼저 텐트를 친 어르신이 새우잠을 자고 계시고, 혹은 길옆에 자리를 깔고 앉아ㅡ나는 더워서 나와계신줄 알았는데ㅡ이야기도 나누시고, 주무시기도 했는데 ... 고추를 말리는 동안 혹시 모를 소나기나 비 때문에 불편한 잠을 청하시는 거였다. 고추 말리는 모습을 더 이상 아름답게만 보기는 어려워졌다.
긴 밤이 지나고 텐트를 걷고 정리정돈을 하며 소감을 듣는다. 선우와 진은 남매인데 아빠가 같이와서 첫날 놀고 이틀은 출근 .. 남매만 남겨져 놀았는데 아빠의 목적이라고 했다. ㅋ~ 마을사진관 열었을때 가족사진 찍고 갔던 가족이었는데 훌쩍 자란 남매모습에 깜짝 놀랐다. ^^
청년 둘은 첫날 놀다가 다음날 출근때문에 빠졌고 돌아오진 않아 궁금했다. 이 친구도 지난겨울 마을사진관을 다녀갔다고 했는데...
엄마와 두 아들이 온 가족은 엄마가 친구들을 불러 동창모임도 가졌고...
녹색당 친구 한 명이 머물면서 놀고 여러친구들이 들러 놀다가고...
잠을 좀 편히 자야 진행에 무리가 없을것 같아서 진행팀은 퇴근하기로 했고... 나 역시 거의 막차를 타고 집에 왔다가 아침에 나가곤 했는데(도시 캠프의 장점이자 단점 ^^;)... 힘들더라도 다음엔 텐트서 잠도 자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캠프 소식을 간간히 올리기로 했는데 노느라 못해서.. 동시에 두 가지 이상 하는 분들이 여전히 신기한 중... 모 여튼 약속도 지키고 마무리도 하는 마음으로 이 일욜 아침 느긋히 바람 맞으며 긴 후기를 적게 됐습니다. ^^
즐거운 휴일 ...
2013년 8월18일 Facebook 이야기
2013. 8. 18.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