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사진과 마을신문

 

인천문화재단 시민예술활동 지원사업 공모에서 1차 서류심사에 통과되어 공개심의를 하러 다녀왔다.

사업계획서에서 처럼 하고싶은 이야기도 많고 고민도 많은데다가 이것을 요약하는 습관이 없어서 장황했다. 짧게 할 수 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길어져서 허둥지둥 거렸다. 머리좋은 사람들이 알아서 이해하리라 생각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대신 공개 심의 자료를 준비하면서 나는,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싶은가? 해야할 것인가? 하는 스스로의 질문에 파묻혔고, 고민에 빠졋다.

 

사업계획서를 내는 11월 말 12월 초에 고민할 문제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 시간은 너무 바빠서 심사숙고 하기는 어렵다. 아직 끝나지 않은 한 해를 돌아보고 함께 했던 이들과 회의랄 것 없이 그저 어떤게 좋았고 어떤게 필요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 속에서 특별히 변화되거나 달라진 것을을 추스르고, 좋았던 것과 부족했던 것을 담아 지원신청서를 냈다.

 

다행히 바쁜 연말연초를 보내고 설까지 보낸 후에야 조금 여유로와진 2월, 마을사진을 찍는 나와 그 사진과 이야기를 담은 마을신문에 대한 고민들이 이어졌다. 그리고 장황한 사업계획서와 달리 좀 더 냉정하게 마을신문을 생각하게 되었다.

 

왜 출판분야가 아니라 시민예술활동분야에 담아야 한다고 했을까? 처음 서류를 제출할때 그렇게 하라고 해서 계속 그 쪽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제안을 긍정했던 건 신문을 만드는 것도 목적이긴 하지만 그 안에 담겨질 주민활동이 신문의 내용이다.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문화예술공간을 활용하고, 자기 스스로 그런 활동을 하는

 

배다리의 '우리'는 여기서 단순히 집이 있는 사람 뿐 아니라 상점을 하거나 활동을 하는 등 긴 시간을 여기에서 보내는 사람들을 주민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자꾸 구분되면서 주민이 대상화 된다고 본다. 마을활동가들은 주민들과 어울리도록 하고(기존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또 주민들이 마을활동가들과 어울리도록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을 지지하여 소통으로서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수단으로서의 마을신문을 만든다. 물론 마을신문을 만드는 것 자체가 마을활동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마을신문을 만드는 것은 기본적으로 자유롭고 다양하게 마을과 마을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것으로 충분하다. 손으로 쓰고 그려도 좋고, 사진으로 글로 담아도 좋다. 아이들의 학급신문이어도 되고, 전문적인 냄새가 나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래서 신문에 무엇이 담기냐 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된다.

 

우리는 주민과 마을활동가(?)+마을예술가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그 내용의 주체고, <우각로신보>는 마을에서 마을사람들의 다양한 생활+문화+예술을 활동을 보여 주는 데 집중한다.

 

칭찬하고 격려하면 누구나 힘을 받는다. 마을신문은 그래서 마을사람들의 눈과 귀와 목소리가 되어 칭찬하고 격려한다. 그리고 분명 아름다운(?) 신문에 담긴 자신의 모습은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함께 어울리려는 노력, 마을을 위해 함깨 하려는 힘이 되는 것 같다.

 

미디어의 역할이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미디어가 아닐 수도 있겠다. 상관없다. 소식지여도 되고, 자랑지여도 된다. 다만 지향 .. 무엇을 위한 칭찬일지 그 포인트가 생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 신문은 기획 배경과 의도가 중요했다. 그것은 제목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 도시속에서 .+. 지속가능한 .+. 마을 .+. 공동체 .+. 회복을 위한 .+. 마을사진신문 "

 

<2012년 우각로신보>는 문화예술활동가나 공간들과 주민들과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공유하여 소통하는 것에 중심을 뒀다. 그 주체가 문화활동가이거나 예술가, 문화예술공간 운영자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을의 문화예술공간의 활동을 마을에 알리고, 주민들에게 즐겁게 누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민들의 활동 - 틈새텃밭이나 화분텃밭을 가꾸고, 색칠하고, 청소하고, 자신의 일상을 성실히 살아내는 것을 마을신문에 담고, 그것을 신문을 통해 보여드리니 당신들 얼굴에서 뿌듯함을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부, 상점 주인에게 글을 요청하고 담을 수 있었지만 쉽지는 않았다. 함께 신문을 만드는 일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4면짜리 올컬러로 제작했고, 동구자원봉사 센터, 시민이 만드는 인터넷신문 인천in과 협약을 통해 배포하고 나눴다.

 

<2013년 우각로신보>는 '활기찬 마을살이를 위한' 이라는 주제로 8면으로 확대 제작했다. 신문이 어떤 역할을 하고자 했는데 이미 많은 활동들이 스스로 움을 틔웠고, 역동적인 마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마을이 움직이면 그것을 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 주민 스스로 그 내용을 자신의 입장에서 써보고 이야기 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일상을 사는 일은 주민이나 활동가나 비슷하다. 바쁘고 정신없고 .. 기회는 열어두고, 글이나 사진 쓰기를 독려하되 신문에 담는 일은 그것에 즐거움과 고민이 있는 사람의 역할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다른 이들의 글도 사진도 만나고 싶은게 사실이다. 그래서 ... 글쓰기 모임, 책읽기 모임, 마을사진찍기 모임을 만들어 담으려는 잔머리를 쓴다. ㅋㅋㅋ

 

<2014년 우각로신보>"일상에서 주민들과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이라는 주제를 준비했다. 우리들이 자신의 생활을 하면서 나머지 시간에 마을에서 함께 나누고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것, 어떤 이익을 계산하기 보다 즐겁고 신나고 때로는 진지하고 고민하고 움직이며 함께 마을를 살려가는 생활을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킨다는 의미다.

 물론 이것은 신문에 보여질 것이지만 그보다는 우리 생활+문화+예술+마을활동가들이 하고자 하려는 일이다. 거기에는 건강한 노동, 평등, 평화, 생태, 환경, 연대 등 거대한 가치들이 소박하게 녹아 담겨지길 바란다.

 

 

그래서 올해 마을사진관 다행을 운영하는 주체로서의 나 - 강은 뭘 해야할까?

이제야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마을신문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들이 많다. 그런 분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고 싶다ㄹ는 마음이 내게 있다. 일단은 페이스북 <우각로신문> 그룹에 일주일에 한 번 그런 내용들을 담아가려고 한다.

 

진을 배우고 싶다는 사람을 종종 만난다. 하지만 인터넷에 물어보고, 책 한권만 보면 .. 사실 그것 없이도 사진은 찍을 수 있기에 사진을 가르친다는 게 좀 그렇다. 사진기에 대해서 .. 사진의 역사에 대해서 .. 사진찍기에 대해서 ... 찾으면 다 나오는데 ... 굳이 돈을 받고 시간을 내서 가르친다는 게 .. 좀 우습기도 하고. 물론 도구를 쓰는 일이니 안배울 수도 없지만 말이다.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원하는 내용을 신청하면 가르치는 강좌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마을사진이라는, 기록이라는 태도로서의 사진은 좀 고민을 해왔으니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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