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단순화다" - 간디

  -신영복의 <강의>중 묵가편에서 ..

 

신영복 선생의 <강의>가 이제야 끝나간다.

시경에서 시작해 .. 묵자에서 순자로, 법가로 ..

3월 초 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 신당 창당이다 총선이다 하면서 자기 전 침대 머리맡에서 몇 장 읽는 게 전부였는데 .. 거의 두 달 만에 끝이 보인다.

밑줄이 많이 그어지는 책이었고, 행간이며 자간에 담긴 뜻과 말이 많은 책이다.

빨리 읽을 수 없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빨리 읽으면 안되는 책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 생각한다.

 

이 동양 고전 강의에서 묘하게도 .. "지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원전 7세기에서 2세기라 햇으니 .. 요즘시대로 하면 50년 내외 쯤 되는 거 같다. 이시대의 고민이 우리의 고민과 닮았다고 할까?

 

춘추전국시대의 오로지 부국강병만을 위한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무한경쟁시대의 모습이 21세기 초인 지금과 다르지 않으며, 그 가운데에 백가쟁명과 같은 인간과 사회와 정치, 철학이 새로운 담론을 고민해야 할 시대라고 말하는 것 같다.

 

며칠 전 읽었던 묵자가 자꾸 떠올랐다.

딱 내스타일이다. 

우리들은 묵가가 되어야 한다. 전사처럼 ..

그러나 리버럴한 자유주의자 성향에서 벗어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오히려 80년대 선배들이 딱 .. 묵가 스타일이다.

나는 할 수 있을까? 묵가의 강경한 실천규범에 대해 .... 좀 고민이 됐던건 사실이지만 못할 건 없다고 본다. 꾸꾹 눌러서 10년쯤은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

 

지난 밤 다시 읽은 부분이 "진보는 단순화"라는 말이다.

너무 빨리 말고, 너무 멀리 말고 .. 딱 반걸음만 앞서가는 진보

그러나 스스로는, 정신적으로는 아주 많이 앞서 가야하는 자다. 

 

사진모임 '결정적 순간'에 이름갖고 떠든다.

참, .. 싫어지려고 한다.

직접행도도 .. 싫어지려고 한다.

자신의 역동성을 이름이나 이론에 쳐박는 순간 ..

단순하지만 명확한 실천, 경쾌한 대중이론이 나오기 위해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 나는 '이미' 생각은 무지 많이했다고 본다. 그리고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 경쾌함과 실천이 '말'에 뭍혀서

그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 .. 그리고 배려가 너무 부족하다. 그 모든 것이 과연 함께가는 진보에 대한 믿음에서 나오는 거라 보기엔 너무 함부로 말하고, 경박하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배려를 느끼기엔 .. 상처가 너무 크다.

민노당의 경험이 너무 큰 상처였을까? 너무 큰 '화'였을까?

 

나는 어떨까?

말꼬리를 느리자면 나의 이 비판조차도 .. 부족함이겠다.

적극적이면서도 긍정적인 고민이 되려먼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다들 '화'에 치밀어 있고,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럴때마다 ..

내 올 해의 목표? 계획에  ..

더 믿고, 더 배려하고, 더 사랑하고, 더 포용하고, 더 따뜻하자는 .. 일기장 첫 장을 들여다 본다.

 

묵가를 다시 읽어본다.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겹고 어려운가를 다시 생각해본다.

 

믿는 다는 것이 , 신뢰한다는 것이 ..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건 맞다.

현실이라는 것이, 상황이라는 것이, 환경이라는 것이 .. 그렇게

그렇게 만드는 거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 그것을 놓치고 가면 안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배반의 칼날에 쓰러질때까지 .. 믿어야 하지 않을까?

사랑 .. 해야하지 않을까?

어떤 의미의 '흐름'을 믿고 모인 사람끼리는 말이다.  

 

신뢰 속의 논쟁과 토론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억지 땜빵이 아닌 ..

아니면

아직도 내가 그들을 아니, 우리를 .. 어쩌면 나를 ..

신뢰하지 못하는 지도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