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가 꺽어진 해 아래 .. 하려고 했던 일이 멈춰졌다.

그런 나를 위해 .. 잠시 바람쐬러 가자고 제안해줘서 ... 강화 배달 가는 차에 올렸다.

 

구제역 때문에 이곳저곳 방역이 한창이다.

 

 

겨울 .. 강화도는 처음인 듯 ..

 

눈이 꽤 내렸다.

도시에도 이곳저곳 잔설과 쇠눈_엄마가 눈이 쇠처럼 굳어 있다고 해서 붙힌 이름이 있지만

강화도에는 차가 다니는 길을 제외하면 그대로 .. 눈이 가득했다.

먼 길을 떠난 듯 .. 창밖으로 스쳐가는 차가운 바람을 얼굴로 맞았다.

열이 있는지 .. 춥지 않았다. 차지만 맑은 바람이 참 좋았다. 싸늘히 얼어오는 느낌 ..

 

 

 

차에서 찍는 사진은 이미 푸른 필터가 낀 느낌이다. 강화도에 산이 있고, 그 산들이 이어져 있다는 게 왜 신기하지? ^^;;

그리 관심을 둬 보지는 않았던 거 같다. 도시에서 가까운 .. 너른 들과 산 ..

 

마니산이라고 한다.

해는 이미 하루를 등 뒤에 두고 가고 ..

나는 그 뒷편에서

하루의 반_어둠을 끌고 따라간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그렇게

낯선 원색을 뿌려놓고 안심시킨다.

겨울의 산하에 .. 도시의 네온같이 .. 원색으로 눈길을 뺏는다.

 

산 넘어 해가 지고 .. 산귀퉁이는 그렇게 검은 나무그림자들이 채워진다.

해라리처럼 생긴 야외탁자에 눈이 소복히 쌓였다.

 

눈 치우다 말고 서있는 삽

 

오랜만에 밟아본 흙길 ..

반갑다.

 

세븐일레븐 펜션 .. 괜찮다~~  

 

 

저 집의 누렁이 ..

반가운 건지 경계하는 건지 모르지만 .. 참 멀리서도 잘 보고 멍멍멍 .. 한참 소리친다.

 

그 길끝에 허물어져가는 집 ..

 

발갛게 익어가는 양철지붕에 눈이 내렸다.  

 

 

마을 입구에 있는 걸 보니 .. 구멍가게 였었겠다. 

 

그냥 그렇게

녹슬어가고 허물어가고 사라져가는 것은

당연한 건가?

 

사라지는 것은

다시 생겨나는 것을 전제로 하진 않을것이다.

 

그러나 내일을 기약하며 지는 해도 있다.

 

매점이 참 .. 이쁘게도 있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에 초연하고 여유있고 흘러가는 것이 필요하다.

나도 그런지 모르겠다.  

 

다시 도시로 나오는 길 ..

해 끝의 빛이 그늘을 벗어나니 아직은 좀 따사롭다.

 

잠시 멈춰선 건 .. 저기 .. 하얀 논바닥에 .. 검은 새 때

아마도 먹이가 뿌려진 논에서 떠날 줄 모른다.

한 무리의 녀석들이 V자를 그리며 날아올랐다가 다시 앉는다.

 

남아있는 논에 물을 채워넣고 썰매장을 만든 모양이다.

옆에 비닐하우스는 쉼터인 듯 하고 ..  

 

잔뜩 즐겁던 아이들이 좀 빠져나갔다.

 

그렇게 넉 놓고 나오는 데 .. 헉!! 바다가 얼었다.

 

염도도 낮아져 .. 영종도와 장봉도를 오가는 배가 얼음때문에 못다닌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정말 .. 신기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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