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많던 여름이 지나고 9월, 배다리 곳곳은 다양한 공사가 시작되었다.
오래된 책방-나비날다는 새 책장을 짜고, 마을공방-다행多行하다는 바닥을 새로까는 등 기존의 공간들은 공간 정비를 하고, 전통공계상가에서 민화 작업을 하던 작가는 지상으로 올라와 오래된 옛 공간을 청소하고, 정비하고, 창영초 입구에 악세사리점을 하던 곳에는 또 하나의 갤러리를 열 예정으로 작업을 하고, 창영어린이공원 옆 오래된 건물블럭 가운데에는 작고 귀엽고 따뜻한 어린이책 도서관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갑자기 온 동네가 약속이나 한 듯 공사였다.
그 중 '햇살'님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_아침햇살. 아동문학가이자 재능대에서 아동보육과에서 10여년째 아동문학을 가르치면서 아동문학관련 스터디를 발전시켜 17년간 발간해온 아동문학 계간지<아침햇살>의 발행인이기도 한 이윤희님이 준비한 공간이다.
오래된 2층 건물 1층에 좁은 공간을 넓게 쓰기위해 좌식 공간을 만드셨다. 문을 열면 밀려드는 나무향기는 그 유명한 삼나무의 피톤치드 향이란다. 건강한 도서관을 위패 책장과 책상을 삼나무로 맞추셨다고 한다. 연두색 나뭇잎 디자인의 벽지와 낮은 책상, 전기온돌판넬로 따뜻함을 더하고, 액자 속 풍경같은 공간 한켠에는 아동문학 책들이 가득하다.
아동문학 관련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며, 근 20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한 작업공간이라고 하신다.
아동문학 작업을 하다보니 많은 책들이 보내오고, 귀한 책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앞으로의 아동문학 연구를 위해 자료를 모아두고 계신다고 한다.
1층 바로 앞에는 우각로다. 창영초 축대밑 담벼락 아름다운 벽화가 도로의 삭막함을 지워주고 있다.
2011년 11월 4일-5일, 평소 식사 한 끼 대접하고 싶었던 지인들과 새 이웃들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대접하고 싶었다는 '햇살_이윤희 님의 애칭으로 지어드렸고, 님이 마음에 들어하셨습니다.^^' _님.
지인들과 나눌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평소 공부해오던 데꼬빠쥬 작품을 오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마침 전시를 마친 한점갤러리에 그동안의 작품들을 전시하셨습니다.(2011년 11월 4일~2011년 11월 12일까지)
열흘전에 연안부두에 가서 삭혀달라고 부탁하신 홍어찜, 멀리 지방에 가셨다가 너무 맛있어서 배워오셨다는 묵밥을 위해 갖은 재료와 곰탕국물을 24시간 우려내서 준비하셨고, 좋은 천연양념으로 볶아낸 묵은지볶음을 곁들인 두부김치, 오리훈제와 시원한 맥주까지 오랜만에 갖은 정성으로 차림음식을 준비하시는 '햇살'을 보며 저 완전 ... 감동이었답니다.
금요일 늦은 저녁까지 지인들의 애정과 덕담이 아침햇살안에 가득했습니다. 그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걱정했는데 .. 다행하게도 다음 날 토요일, 흐릴꺼라던 걱정과 달리 맑게 갠 가을아침이 축하의 날씨를 선사했습니다.
긴 하루가 지나갈 무렵까지 끊이지 않는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시는 풍경입니다.
창영초 아이들이, 아니 가난한 아이들이 영양실조가 아닌 문화실조의 상황에 있다는 교감선생님의 말씀에 마음이 많이 아프셨다는 선생님은 문화실조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많이 공부하고, 많이 노력하고 싶다고 하셨고, 지인들도 그런 당신과 함께 노력하겠다 하셨습니다. 이웃들은 약간의 관심을 확장해 함께 아동문학도 공부하고, 함께 나눌 것이 무엇인지 고민에 들어갔습니다.
화려한 외모 때문에 종종 따뜻한 심장을 오해받을 때 슬프고 속상하셨다는 햇살_이윤희 선생님. 문고리 하나까지 열정을 기울이며 준비한 공간_아침햇살, 정성스런 음식 차림과 사람들을 대하는 마음 씀씀이에서 세상에 상처를 받았던 저, 오랜만에 위로받고 오랜만에 감동받았다는 마음을 전하며, 오래된 배다리 우각로 길에 따뜻한 햇살이 오래오래 머물길 기원합니다.
좋은 이웃이 생겨서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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