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간 배다리에서 사진가 성남훈의 <집시의 시간>이 전시되고 있다. '집시의 시간'은 파리 외곽 낭테르라는 난민촌에 모여사는 루마니아 집시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당시 유학중이던 성남훈씨가 파리에서 멀지 않은 허허벌판 난민촌에서 야생마처럼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아이들에 매혹되어 1년여 동안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낭만의 시대를 지나 고통스런 삶의 여정
유럽에서 집시는 유랑집단, 방랑자이면서 소매치기나 소소한 문제의 근원으로 취급당하고 있다. 그래서 테러도 많이 당하고, 차별도 많이 받는다. 사진 속 모습이 1970년대쯤 우리나라 어디 같지만 사실 1990년대 초반 파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집시의 나날>이라는 낭만의 시대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서 이제는 집시의 DNA가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한 그들은 이제 유럽의 많은 사람 손가락 끝에서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난 번 김석배 할아버지 사진전과 다르면서 같은 느낌,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 있다. '차렷!'을 하고 찍은 아이들 모습이 재미 있었지만, 그래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뛰노는 모습이 좋았다.
가지지 않아서 자유로운 영혼의 풍경
가진 것 없이 가난하고 더롭고 초라하게 남루하게 사는 모습은 핍박과 차별의 모습이겠지만, 그것에 다른 이름은 자유다. 가진 것이 많으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기에 '집시의 시간'은 나에게 '자유'의 다른 말이다. 물론 이런 규정은 내 환상일지도 모른다. 지금, 그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시의 방랑이나 유랑이 자유의 다른 이름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
휴가가 끝나고 우연히 드른 사진갤러리 속 집시의 시간은 나에게 자유를 묻는다. 삶을 묻는다.
그 화두속에 어느덧 10일이 지났다.
창영동은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다.
색이 다른 나팔꽃이 어울려 피었는지 같은 줄기에서 난건지 그건 몰라도 한평공원 나무들 사이에 나팔꽃이 아침이면 빙긋이 웃으며 피었다.
차고 사람이고 그리 많지 않아 .. 곳곳에 붉은 카페트처럼 고추가 널려있다.
오랜만에 출근이라 꽤 이른 시가에 출근했는데 ..
벌써 다 널려있다 ... 부지런들도 하셔라 ^^
집앞에도 한 가득이고 ..
이장희 벽화 앞에도
할머니네 텃밭에도
기다란 하늘 벽 앞에도
공원앞 평상에도 .. 깊은 여름날이 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해바라기와 산머루가 풍성하다.
까미도 더위에 못이겨 느러져 있고 ..
낯선 꽃도 피었다.
시원한 커피는 덤 ..
헌책방에 더운 여름도 흐른다.
미미는 그늘만 찾아다니며 뒹굴다 누웠다 하고 .. 지금은 잠시 움직이는 벌레를 주시하는 중이다.
오랜만에 밥상도 소박하다.
그렇게 배다리에 여름이 하루 하루 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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