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마흔이 된다.

나는 그냥 나의 삶을 살았다.

어른들이 이야기 하거나

옛 이야기 속에서

마흔이며 불혹, 그 삶은 나와 많이 다르기도 하고 묘하게 닮아 있기도 하다.

공부하고 직장갖고 돈벌어 결혼하고 아이낳고 키우는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남들이 다 사는 삶이라서 .. 좀 시시해보였고,

그리고 그 모습들이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사는 것은 더더욱 그렇게 보였다.

자유롭게 살고 싶었고,

맘껏 상상하며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

내 맘이 가는 곳에 내가 있었고, 그 속에서 나는 그렇게 살았다.

원하면 그렇게 된다더니

자유롭고 건강하고 즐겁게 멋지게 살았다.

열심히 살았고, 때론 신념이라는 것에 목숨도 걸 각오를 하며 뛰어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그 삶에는 .. 이미 앞에 간 이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렇게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판단한 것은 스스로였지만

길을 보여준 것은 그들이었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길에서 자유로웠다.

 

이제 곧 마흔이 되는 나이다.

이제는 스스로으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좀 걱정 되기도 하고 .. 다시 스무살이 된 느낌이다.

설레임이 있다는 것이 참 좋다.

뭔가 새로운 것을 해 보고 싶기도 하고,

내가 배우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기도 하고

어린적 꿈꾸었으나 해보지 못한 디자이너 공부를 할까 싶기도 하고

이제 좀 찍게 된 사진을 보면서 .. 그 재능-자원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해 보고 싶기도 하고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일을 해도 좋겠고

문화인류학이나 문학을 공부해보고 싶기도 하고

다시 사랑해보고 싶기도 하고

다시 낯선 땅으로 길을 떠나보고 싶기도 하고

..

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네 ..

 

뭐 여하튼 ..

좀 생각이 드는 건 .. 어떤 문화를 만들어 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무엇을 하던간에 ..

그 속에 함게 이야기 나누고, 함께 그림 그리고, 함께 음악을 듣고, 함께 춤추고, 함께 노래하고 ..

인간다운 어떤 향기를 만들어 가는 것, 인간다운 어떤 색깔을 색칠하는 것

이미 있었던 것을 찾아도 좋고, 없었다면 만들어가도 좋다.

문화는 넓은 뜻도 있고 작은 뜻도 있지만 .. 삶을 살아가는 방식, 형태라고 생각한다.

수 많은 삶의 형태에서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갈 나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 안에서의 가풍, 친구들과의 교우 .. 학교의 교풍, 이웃과의 살아감 .. 마을의 정서, ...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들이 만들어졌으나 현재 자본의 사회에서 돈에 의해서 많은 것들이 붕괴된 가운데 ..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사라졌다고, 무너졌다고 통곡할 일이 아니라

다시 만들면 된다는 걸 아는 것

..

꼭 옛것과 같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옛것이라고 다 버릴 필요도 없다.

스스로의 가슴에서 양심에서 느낌에서 ..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함께 하는 것이 조금은 낯설어진 시대다.

회사나 학교 같은 조직사회가 아니면 굳이 같이 하려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다

대부분을 보내는 공간에서의 강압적 문화가 그리 좋게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어서 그런거 같다.

 

어떤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 다시 시도되어야 한다.

마흔을 가까이 두고 드는 생각이다.

내가 어떤 관계나 소통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드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뭘 하고 살까를 고민하는데 .. 개인적인 특성 - 여럿이 오래 어울리는 것을 피곤해한다 -도 있기는 하지만 관계를 생성하거나 성장시키는데 많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신영복 선생의 '강의'와 강상중씨의 '고민하는 힘'을 보며 다가온 생각이다.

 

아직 뭘 해야 할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 더 상상하고 조금 더 확장시켜볼 생각이다.

두근거림을, 설레임을 조금 더 즐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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