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계단에 걸쳐진 신문을 들고 버스를 기다리며 전철을 기다리며 전철안에서 오가며 읽는 중인데 .. 그게 헤드라인이나 몇몇 중요한 장면을 스케치하는 정도지 정독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얇지만 주말 판을 좋아하는데 사건사고보다 책이나 문화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서인거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집에서 경향을 읽고 있다가 문득 생각들이 펼쳐진다.
'여성들이여 걸어보세요'라는 글을 전前 이프IF 편집장 박미라씨의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 ...
걷기여행 대 유행중 .. 그야말로 대세다.
주구장창 산만 오르는 산행은 나는 좀 싫다. 싫다기 보다는 산이 나쁜 건 아닌데, 막상 가면 그것도 좋기는 한데... 산을 목표로 혼자-주로 혼자 여행하는 걸 즐기는 편이다.- 찾아가지는 않는 걸 보면 .. 대부분은 단체나 모임에서 가는 산을 쫒아 다니긴 했는데 .. 갠적인 여행은 바다이거나 들이거나 .. 그랬던 걸 보면 산 자체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닌거다.
여하튼 걷기가 유행이다.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지리산 둘레길도 그렇고 .. 전국 각지역에 온갖 길들이 생겨나고 있다.
산山만 오르는 것 보다는 여행이 다양화 되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은 했다.
그런데 그 길이 있는 곳의 주민들에게는 여러가지 에로사항이 되고 있는 모양이다.
뭐,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
나는 .. 언제나 일상이다.
대안학교도 바로 우리 동네 있으면 하고 .. 예쁜 카페나 맛난 음식점도 우리 동네 어느 골목에 있었으면 하고 .. 문화예술 공간도 작아도 좋으니 우리 동네 있으면 하고 .. 유기농 가게도 마트나 이런 곳이 아니라 우리 동네 어귀 어디엔가 있었으면 하고 .. 작은 영화관이나 공방이나 예술가들의 작업실도 우리동네 어딘가에 있으면 한다. 우리동네라 함은 .. 일상에서 언제든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 진보의 운동은 거대 담론도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우리 일상의 삶속에 친근하게 여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아니 지금 내가 해야 할 ..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은 '서민들의 일상속에 인간적 삶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것이다.
너무 멀리 있으면 남의 것으로 여겨지니까 .. 오늘 내가 눈뜨는 순간, 대문을 나서고, 골목길을 걷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한 문화를 소통하고 만들어 가고 싶은 거다.
그래서 걷기도 .. 일상이다.
항상 맘만 먹으면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여행길- 그러나 결심하고 결심하고 결심해도 상황과 조건이 어느정도 완비가 되어야 가능한 그런 여행길 말고 .. 일상에서 산책으로 다니는 가벼운 우리동네 마실길을 생각한다. 동네 한 바퀴야 그냥 걸어도 좋지만 .. 그 길에서 만나 인사나눌 이웃이 생기고, 곱게 단장한 화단이라던가 .. 잠시 다리를 쉴 수 있는 의자나 평상이 놓여 있으면 나는 참 좋다. 우리 일상의 길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집을 우리 현관을 우리 창문을 잘 닦고 정리해 놓으면 .. 그런 마음들이 이어지고 이어지면 .. 그것이 골목의 풍경이 되고, 그것이 마을의 풍경이 되고, 그것이 소중한 일상이 된다.
공동 쓰레기 통이 없어진 이후 .. 그러니까 쓰레기 봉투라는 게 생긴 이후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가 넘쳐난다. 그것은 얼굴을 찡그리게 하고, 걷고 싶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걷고 싶지 않은 골목 골목도 그 마을의 풍경이 된다. 그리고 그 마을은 사람살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 되고 결국 이런 비유는 별로 쓰고 싶지 않지만 떠나고 싶은 동네가 되고, 버리고 싶은 마을이 된다. 값어치 없는 동네를 스스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특히 빌라촌이라고 하는 다세대주택 부근에 많이 나타난다. 아파트는 그나마 관리실이라도 있어 공동책임의 노력이 있어서 없어진 편이다.
마을 이야기 신문을 만들다가 중단한 상황인데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적 범주 - 그것이 마을이거나 동네일텐데 그 안에서 소통되는 신문을 만드는 거다. 거 하게 인쇄하는 그런 것 말고 .. 사소한 우리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 사소한 일상에 대한 존중과 애정, 그것의 즐거움이 조금은 더 세상을 바꿔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
물론 나도 가끔 익숙한 것에서 멀리 떠나고 싶다.
뻔한 관광지를 찾는 일은 없지만 문득 들어선 시골의 작은 장터나 골목길, 시골길은
굳이 재미있거나 즐겁기도 하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왠지 가슴에 여백을 안겨준다.
인천에서 내가 활동하는 동구 창영동 배다리 말고도 이 마을에 이웃한 동네 - 동인천이라 불리우는 곳들, 송림동이니, 도원 등등 .. 이 곳에서 그런 느낌을 받을때도 있다. 온갖 차들 때문에 마실길이 많이 번거롭다는 것이 시골길과 비교해 유일하게 싫은 부분이긴 하지만 .. 모두 송도나 부평이나 계양, 삼산동, 구월동, 연수구 등과 같이 높은 아파트와 빌딩이길 바라지 않는다. 삶의 형태도 살아가는 방식도 다 다른데 발전이나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우리는 너무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었다. 이제 남은 것들을 가꾸고 가꿔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24평 아파트 말고 .. 다른 꿈을 꾸어보자. 다른 상상을 펼쳐보자. 그것이 영 불가능하지 않더라는 걸 지금의 작은 일상에서 경험한다. 물론 내 부족한 경험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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