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오래된 마을에 미디어아트Media Art라니 ... 생뚱맞겠지만 이것은 오상석 작가가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가 장소기반의 인터렉티브아트를 한다며 전시를 하고 싶다고 해서 진행하게 되었다. 한점갤러리 입장에서는 장소기반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쏙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놓여진 장치, 그리고 그것이 보여지는 영상속의 사진은 강이 제공한 마을사진 뿐이라서 좀 놀랬다. 뭐지?
빛이 많이 들어오는 갤러리 특성때문에 센서 작동에 어려움이 있어서 다시 손을 봤다.
설명이란다. 헐 ... 딱딱한 언어 ... 딱딱한 그림. 어쩌라고 .. 모르는 건 묻는 게 최고다.
한때 다큐멘터리영상을 제작한 사람으로서도 이해가 자연스럽지 않았다.
인터렉티브 아트가 뭔가요? - 상호작용, 강물과 돌이 있을때 돌이 던져져 만들어지는 강물의 변화와 돌이 물속으로 빠지는 서로의 간섭을 통한 새로운 현상 ... 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흠 .. TV라는 것을 통해 영상은 익숙하다. 컴퓨터라는 것을 통해 나름 모니터도 익숙하고 .. 거기에 센서를 통해 비춰지는 카메라나 나 개인의 모습도 나름 익숙한 사람에게는 익숙하다. 각각의 요소가 한 공간- 한점 갤러리-에서 만나지고, 작용 -어떤 현상을 일으키는데 그것은 관객 각자의 몫이고 그것의 유발을 통해 이야기 한다고 나름 정리르 해보았다. 아 ....
힘들어 했더니 .. 작품 설명을 주셨다.
헉, 더 어렵다...
왜 이런 매체를 통해 이야기를 시작했는지 ...
상호간섭이 주는 요소들과 그 요소들의 움직임을 사람들이 읽어내기는 하는지 ...
.....
여러번의 질문과 여러번의 답 속에 조금 이해가 됬다. 정말 이해가 된걸까? ... 잘 모르겠다.
다만 여러가지 요소들이 현재 이곳에 있고, 그 각자의 개성과 성질들이 어우러져 있는 자체를 이해해라.
그려면 그것을 통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 라는 질문이다.
자, 이제 내 차례다.
갤러리 2층에 사시는 할머니가 나와계시길래 모셔서 보시라 했다.
"재미나구만 .." 하셨다. 할머니가 보신 건 역시 영상속의 마을 풍경이었다. 그리고 마커를 카메라에 비추도록 했지만 할머니는 커다란 화면속 마을만 보셨다. "할머니, 여기-모니터-속에도 할머니가 나와요~" 했더니 그제야 .. "그렇구만 .. 작아서 이제야 봤네... 저것(빔이 비춘 커다란 영상)만 봤지."
"할머니 이게 ... (ㅡ..........ㅡ;) ... 아, 그러니까 ... 저기(스크린)에 이 동네 사진이 있잖아요. 여기 할머니가 있구 .. 할머니를 찍은 사진이 여기 모니터에도 있고, ... 사람들이 하나만 자꾸 보잖아. 같이 있는 것들을 못보고 자꾸 다투고 그러잖아요. 각자가 다 있는데 자기 생각만 하지 말고 다른 생각들도 들으면서 생각해야 올바른 생각을 하지 않겠나 ...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래요. (휴~~ ^-^;)"
"재미나 ... 근데 사람들은 와? 사람들이 많이 와야 할텐데 ..."
"아, ... 예.... 아직 ... "
"수고해요~~"
"예, 들어가세요..."
우리들은 익숙한 도구들이 다른 방식으로 쓰이는 데 낯설어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낯선 방식으로 말을 거는 도구들이 이해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낙타사막'처럼 .. 툭 튀어나온 것이 갑자기 거는 말을 이해하기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야 가능한 일'이고 ... 문화예술이 말 거는 방식이 쉬울 수는 없다. 어떤 경험이 있을때 갑자기 쉬워지기도 하고, 쉬워지지 않더라도 이해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오래된 동네, 작은 갤러리에 어디서 들어보기는 했으나 낯설을 수 밖에 없는 예술이 날 긴장시킨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이야기하는 방식이 다르다면 이해되기 어렵다. 이야기 하는 방식도 그래서 경험해볼 필요가 있다.
삶을 긴장시키는 경험, 한 번 해보지 않으실래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 > 일상속에서, 내 안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묻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0) | 2011.09.15 |
---|---|
이 가을에 나는 _ 김남주 (0) | 2011.09.15 |
낙타... 사막엘 가다 (0) | 2011.09.06 |
작업실을 청소하다가 ... (0) | 2011.09.05 |
창영동 배다리 - 그녀가 돌아왔다!! (0) | 2011.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