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며 일기예보가 한파라느니 춥다고 난리였지만 난 춥지 않았다.

열이 많은 탓이기도 하고, 내복=히트텍이라고 하면 뭐가 좀 다른가 싶기는 하지만 여튼 내복도 작년부터 입기 시작했고, 그리고 갑자기 일교차가 많이나서 그렇지 그렇게 추운 날씨도 아닌 탓이다.

나라꼴이 그래서 속터져 죽을 맛이지만 .. 아직 초겨울 ..


나는 때때로 되새김질을 한다.

소화를 잘 시키는 편이지만 사과껍질이나 고기 비계나 그런 거를 먹은 날이면 그렇다. 상황이 되면 뱉어내지만 아니라면 다시 삼켜야 한다. 꼭꼭 씹어서 몇 번을 넘겨본다. 


되새김질 ..


감정적이고, 다혈질에 단(순하고)무(식하고)지(랄) 소속이다.

직관적이고 직선적이고 거칠다.

할 말을 잘 참지 못한다.

피해의식도 좀 있어서 방어적이다 못해 공격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사십대 중반을 곧 지난다. 


난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사람이 절대 아니다.

아니 누구도 그럴 수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어떤 .. 이상향을 원한다.

그 이상이 현실로 내려와 땅을 딛는 일이 .. 나는, 성숙해지는 거라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조차 나는 아직 덜 성숙했다.


사람들은 생각하고 말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말을 먼저하고 나중에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고민한다.

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할테지만 그보다는 탐색?이다.

말은 결국 수많은 나의 어떤 부분이 표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머리를 먼저 쓰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다. 

직관적으로 말하고, 그 말이 어디로부터 왔고,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그 말을 했을까 생각한다.

결국 나의 시간이 지나온 환경들속에 내가 긍정 또는 인정, 부정한 내용이었을 테다.



어제 니가 말한 .. 같은 말을 해도 거칠고 까칠하지. 공격적이고 .. 부드럽지 않고 .. 나도 알아 .. 그동안의 다양한 환경-회사, 문화계, 예술계, 가족안, 지역사회 안에서 내가 내 존재를 인식하며 지내는 방법이었어. 그래서 사람이 없다는 것도 알아 .. 그래도 있는 사람도 있기도 하더라구. 달싹 붙어있지는 않아도 .. 너도, 나비도, 현숙언니나, 은희도 ..


너나 내가 인식하고 있듯 구조의 문제인데 .. 지금 이 상태의 구조를, 시스템을 바꿔하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 결국 그 한계와 어떤 부분에서의 내 한계로 못하고 있지. 그것을 넘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고 싶었던거 같아. 그게 정치라는 부분이고 ..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태도를 네가 말한건 알지만 .. 나를 바꾸지 않으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 이 나이가 되면 사람이 바뀐다는게 거의 어렵다는 것을 알고 .. 인정받기위해 나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싫기도 해서 .. 또 그런 방어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 거 같아.


나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할 수 있는 토양이 아니란거 알고 .. 사람들의 인식은 내가 인식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도 알고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으면 해야겠는데 .. 하는 생각에 .. 내게 남아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니 내가 지금의 사람들속에 어필할 수 있는 나의 장점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나봐. 호의적이지 않은 평가를 전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알고 있는 평가이긴 해서 .. 그 이상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거 같아.


생각나는 걸 정리해서 메일로 쓸라 했는데  .. 줄바꿈 엔터를 쳤는데 보내져서 ^^; .. 보내진 김에 주저리주저리 해봤네. 너 요즘 힘든데 .. 괜히 더 힘들게 한건 아닌지 싶어서 .. 걱정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 긴 글을 썼네.  남은 주말 힘내시고 .. 감기 조심하시고 .. 그리고 .. 그래도 너의 성과라고 난 생각해!! 10년 노고의 보상(에는 택도 없지만 그래도)이 아닐까 싶어 .. 난, 장관상 축하축하!!!!!!!! . 내 친구 최영진, 10년 넘게 .. 고생 많으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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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속에 마신 맥주 몇 잔에 슬그머니 취했다.  친구에게 내가 정치를 하면 어떻게 겠냐 물었는데 .. 나를 만나본적 있는 난 지인들의 말을 빌어 .. 직선적이고 거칠고, .. 옳은 말도 전달하기에 따라 거부감을 줄 수 있는데 내가 그런 태도가 있어 불편해하더란 말을 전해줬다. 난 그들의 오래된 사람이고, 나이든 사람이라 그렇다며 반박을 했다. 사실은 나도 그런 면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나 같은 사람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싶었는지 .. 어떤 긍정을 바랬는데 비판부터 나오니 .. 방어적이고 공격적인 .. 그가 비판한 그런 태도로 그를 대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 내가 했던 말을 곱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비판은 쉽지 않지만 필요한 말이다. 달콤한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비난이 아닌 비판은 정말 애정하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말이기도 하다. 물론 습관적으로 또는 태도적으로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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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도 시국이려니와 .. 구조를 시스템을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노력에 개인적인 이유- 내가 속편하게 행복해도 되는 옆에 있는 사람이 이웃들이 불편하고 불행하면 그게 안되니까 -로 꼭 기여를 해보고 싶다는 게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 일도 진보정치 활동도 여러가지 이유로 그게 되지 않았다.


그 시간을 통해 나는 피해의식도 가졌고, 성장도 했고, 조금 더 거칠어지기도 했고, 조금 더 차분해지기도(지인들은 인정하지 않을테지만 ^^;) 했고, .. 10년에 한 번은 지독한 되새김질로 만신창이가 되지만 그렇게 , 이렇게 지금, 내가 있다.


난, 그래서 이 사회를 위해 내 이웃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생각한다.


작은 카페에서 때때로 만나는 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사회적 임금(기본소득) 캠페인과 최저임금 인상, 평등하고 다양한 삶에 대한 존중이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내는 것으로 내 운동의 방향을 정하고 .. 살고 있지만  .. 지도층이라 불리는 자들의 추접하고 더럽고 책임감 없으며 허접한 모습에 역겨워 울분하며 내가 정치를 해도 이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을 때때로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회, 인간다운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다면 가난하거나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 힘을 이용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태도들에 분노하고 화가 난다. 즐거울 때 마음 껏 웃는 것이 부끄럽고  미안하지 않으면 좋겠다. 어떤 의견을 내더라도 그 의견을 낸 이의 삶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면 좋겠다.

완벽하지 않은 존재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조율과 조화를 통해 살아가는 세상이면 좋겠다. 강압으로 누군가를 억누르는 거 말고 말이다. 그게 제일 싫다. 자유롭고 정의롭고 평화롭기를 ..


그런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더 나이먹으면 나도 구려질거 같아서 .. 지금 정치를 해보고 싶었다.

길도 방향도 없으면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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