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내내 당 사진 동아리 진상에서 진행하는 <아름다운 노점 사진전>을 위한 노점 사진 촬영을 다녔습니다. 게시물을 잘못 읽어서 .. 30~40장 제줄하는 걸로 읽고 3일동안 360여장을 찍고, 2일 동안 고르고 고르고 .. 간단한 편집 부탁도 시원스럽게 허락하지 못하고, 미디어위원회(가칭) 모임도 참여하지 못하고, 당협모임도 못가고 .. 역시 저는 한 번에 하나이상 하는게 불가능 한 듯 .. (무지무지 죄송해요~~) 
 
<아름다운 노점> ...
사실 첨에는 그림이 좀 나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상가의 현란한 조명과 치장에 가려져 제 멋이 나지 않더군요. 오랜만에 목적을 가진  출사를 하다보니 긴장을 해서 .. 첨에는 얼마 못찍었고 .. 원하는 그림도 안나왔고 .. 속상해서 카페에서 잠시 쉬며 맘을 가다듬고 다시 나갔습니다.
첫날은 늦은 오후부터  다녔는데 .. 생각보다 너무 안보이더군요. 그만큼 도시 속에 일부로 굳어진 것이라며 위로를 하고 ..  촬영을 해습니다. 일단 원경으로 '도시 속의 노점'에 모습을 찍고 .. 가까이 가서는 아름다운 노점에 대한 취지를 설명드리고 허락을 받은 뒤 촬영을 했습니다. 3-4시간 지나니 진이 빠지더군요 .. 얼추 100여장 찍었는데 ..
<아름다운 노점>이라는 이름에는 다들 기분 좋으신 듯 해서 뿌듯했는데 .. 찍고나서 집에 돌아와 PC로 보니 ..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름답기 보다는 슬프고, 아프고, 안타깝고 .. 취지와는 떨어지는 느낌의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과연 아름다운가 .. 당신들의 노점을 아름답게 그려서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취지였지만 .. 서글프고 아픈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둘째날 낮에 .. 다시 거리에 나갔습니다. 지난 밤 찍었던 다운타운으로 갔더니 거의 노점이 없더군요. 다운타운 장사는 밤장사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문화의 거리와 동아아파트 입구 쪽으로 갔습니다.  지하상가 입구에 항상 계시던 할머니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지하상가의 반쪽이 쉬는 날 .. 당신들도 거기에 맞춰 쉬시는 듯 .. 멀리서 찍어보려고 했는데 .. 전에 몇 번 거절당해서  망원렌즈를 준비해갔어요 .. 그냥 정말 예쁘게 찍어서 선물로 드리고 싶었거든요 ^^
동아아파트 입구에서 11년전 학습지 할때 뵈었던 어머니가 여전히 호떡장사를 하고 계셔서 인사드리고, 사진 촬영도 하구요 .. 그 주변에는 과채를 다듬어 파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도 많이 찍었어요. 풍경으로만 .. 그냥 고단한 서민들의 일상 .. 그 뿐이지요. 너무 아프지도 말고 너무 속상해하지도 않으면서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 소중한 삶이라고 위안하면서 말입니다 .. 하지만 소중한 삶이지만 존중받지 못하고 스스로도 그리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는 삶이란 것을 알기에 그것은 자기최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 거짓 위안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세째날 .. 전날 부평에 다니다가 전노련 부평지역장님과 전 사무처장님의 소개로 남동구 만수3지구 아파트 단지 주변에 그야말로 노점이 장관이다 .. 하시면서 .. 그쪽 지역장님 연락처를 주시며 전화를 해 둘테니 꼭 찍으라고 하셔서 .. 가 봤습니다. 항상 인천시내 한 가운데를 달리던 버스만 타던 저는 부천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며 조금 남달랐구요 .. 일요일 마다 간다는 인천대공원도 지나구요 .. 그렇게 한참을 가니 .. 아파트가 산처럼 있는 마을 입구에 내렸습니다. 대단위 아파트 입구 ..
시장처럼 좁은 보도는 반은 장사하시는 분들로 채워져있었습니다. 다들 과채를 다듬어서 파시고 .. 아파트 사람들은 그 곳에서 많은 장을 보신다고 합니다. 그냥 보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농수산물은 그곳과 그 옆에 농협앞에 펼쳐진 노좀에서 사는 듯 했습니다. 농산물은 거기 어르신들이 집에서 직접 길러서 나오신 것이라고 .. 한 어르신은 .. 여기 아파트 사람들이 당신들 야채가 먹고 싶어서 이사갔다가 돌아왔다고 했다며 부듯해 하시기도 했어요 ..
지역장님이 노점분들께 설명을 대강 해 주셔서 그분들께 다시 '아름다운 노점'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촬영을 했습니다. 100여 미터가 될까 말까한 노점들 .. 가끔 단속 나온다는 소리에 철수학시기도 하구요 ... 서울의 노점 철거 분위기가 옮아오지 않을까 걱정하시더군요 .. 상가 차릴 돈 없어서 노점하는 데 이런 걸 뺏어갈라 한다고 .. 걱정하고 속상해하고 화내시고 ..
많은 사진을 찍고 돌아왔습니다. 저 분들의 삶은 어때야 할까요? 피해다니거나 숨어다니거나 .. 가난한 사람은 �겨나도 어디선가는 먹고살기 위해 나서야 할 수 밖에 없다는 어느 아주머님의 말씀처럼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한다면 .. 여기서 우리 진보신당의 정책이 기여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민들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 .최소한의 규칙과 규제로 .. 좀 더 정리된 노점들이 있도록 하는 그들만의 규칙도 제안을 하고 .. 재래시장과 더불어 노점에 대한 일방적 단속이 아니라 건강성을 위한 고민도 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는 .. 아름답기보다는 애틋한 .. 노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점 뽑히지 못했습니다만 .. 담주까지는 열심히 찍은 사진들 정리해서 뽑아서 당신들게 선물로 드릴 생각입니다. 쓸쓸하지 않게 .. 편집을 좀 해서요 ^^ ..  아스팔트와 보도블럭 사이 어딘가에서 힘겹게 솟아오른 잡초처럼 민들레처럼 그들의 고된 삶은 누군가의 희망이고,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힘이 된다면 .. 그런 희망과 위로를 받는 이들도 당신들에게 희망과 이로를 주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도시 속의 노점을 보면서 .. 저들의 삶이 존중받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냉정하게 본다면 .. 거대하고 냉정하고 치졸한 자본들의 네온사인과 치장속에 초라한 삶의 연속 .. 늙은 몸이 운동삼아 나왔다는 말씀을 믿어야 할까요? 당신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말씀이시긴 하지만 .. 저에게 나이든 어르신들의 노점이 그렇게 쓸쓸하게 보였던 이유였겠지요.  수백의 사진을 100여장으로 수십장으로 다시 몇 장으로 고르면서 더더욱 가슴아렸던 ...  화가 났던 ..
 
강의 .. 아름다운 노점 사진은 실패인 듯 .. 다만 당신들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담을 뿐입니다. 가을같지 않게 촬영 내내 흐린 날이 많아서 좀 쓸쓸한 분위기였는데 ... 이제야 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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