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당사가 테러를 당했다고 내 발걸음을 내딛은 것은 아니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 격이지만 ..
어쨋든 7/5은 내 첫 서출시청앞 출사였다.
고백(?)하자면 .. 이분 때문이다.
김덕중 .. 인천에서 인권영화제 집행위원을 하면서 만났던 분이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한참이던 2003년이었던가? .. 장애인이동권연대 인천지부장이었던가? 대표였던가? .. 그랬다.
인권영화제 집행위원 하실 때도 2시간을 저 전동휠체어(누군가 기부를 해 준 것으로 기억한다)를 타고 오셨다.
굳이 엘리베이터가 있는 역을 찾아 오르내려야 하고, 먼 길을 돌아가야 했지만
그 인내와 성실함에 언제나 감동이 되어준 분이다.
느릿느릿한 말 속에 진심이 느껴지고, 더위나 추위는 견디는 것은 '괜찮아요' 하며 당연하다는 듯 말씀하셨던 분이다.
7/3일 .. 인천 구월동 촛불집회에서 만나서 잠깐 이야길 나눴다.
"힘드신데 또 나오셨네요 .. 덥고 습한데 .. 괜찮으세요 .. "
"힘들어도 해야지요 .. 끝까지 가야지요 .. 질긴 놈이 승리한다고 .. "
사실, 너무 많이 사람들이 정말 많이 하는 말이라
그만큼 절실하고, 그만큼 감동적이고, 그만큼 진정으로 들리지 않는 말 .. 이다. 하지만
그날 따라 속이 따끔하게 느껴졌다. 또 어디론과 휘~~익 .. 가시는 아져씨의 뒷 모습을 찍어두고는 ..
집으로 돌아왔는데 .. 그 따끔거림이 낫지 않았다.
내가 어리석어서 그런지, 대책없는 리버럴한 기질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이해되는 이야기를 굳이 들으러 가는 게 의미없다고 생각했다. 가고 싶으면 가고 약간의 의무감에 가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굳이 그런 느낌이 오지 않았다.
신니서 집회 따라 다닌 적도 있지만 .. 뻔한 집회, 그 소리가 그 소리인 집회가 ..
언제였더라 .. 주구장창(?)+시시때때로 이어지던 총파업 이후 내용에 동의 되지 않으면 잘 안가게 되었다.
그렇고 그런 집회는 더더군다나 실증이 나도록 해봤고,
진정함이 느껴지지 않은 형식적인 집회, 힘없는 연대, 서로다른 집회나 연대에서 만나는 사람도 그사람이 그사람 ..
집회란 시위란 .. 뭘까?
모르는, 알지 못했던 사람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하지만 .. 몸빵식+숫자 더하기를 위한 참여는 짜증스럽고 싫었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굳이 갈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물론 이번 촛불집회는 다르다. 이미 다 아는 내용, 수많은 사람들이 동기부여 되었고, 충분한 힘을 받고 성장하고 있었고,
잘 되고 있다는 대책없는 든든함이 존재하기도 했다.
여하튼 .. 문화제가 끝나고 거리행진을 하다가 힘들어서 종로1가 어느 사거리 차로에서 다들 둘러앉아 있었다.
한쪽으로는 뒤에서 오던 사람들이 끊임없이 한 켠으로 지나가고 있었고, .. 그 거리행진은 다시 시청앞 광장이었다.
그 옆 길가에서는 아프리카를 지켜내자는 구호가 가득했고, 사람들은 벌써 몇 십 분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나가고 있었다.
갑자기 눈에 익은 사람이 휘~!~익~~ 눈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김덕중 아저씨였다.
이제 든 생각이지만 거기서 쉬면서 .. 토론을 해 보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한 참을 둘러 앉아 그냥 있었던 거 같았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시청으로 향하는 길 ..
노란 중앙선에는 짧아진 초들이 놓여지기 시작했고, ..
11시가 가까운 시간 시청 광장 귀퉁이 인권위 아래에서 모였다.
이후 시간에 대해서는 밤을 새던 인천으로 돌아가던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물론 같이 약속하고 온 것도 아니지만 ..
경찰의 침탈에 대비해 밤샘집회를 예정으로 했지만 엠네스티의 인권감시단 파견으로 별일 없었고,
나름 사수대를 자청했던 분들도 알아서 귀가하거나 1시까지 예정이라는 공연을 보거나 ..
지하철은 이미 끊어졌고, 서울역으로 가서 부평가는 삼화고속을 타기로 했다.
촛불문화제용 미니 만물상회 ^^ 넘 귀여워서 한 컷! 초를 사서 쓴다는 게 정말이었다. ^^
물론 나는 길가는 사람에게 얻었고, 부러진 초를 하나 주웠고 ..
걸어서 다시 서울역으로 가서 집으로 오는 삼화고속을 탔다.
5시가 좀 안되어 도착해서 대략 6시간 가량 휘휘적 거리고 다녔더니 힘들어서 졸다깨다 하며 .. 버스에서 내려서 조차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
겨우겨우 걸어서 집에 도착해 씻고나니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다.
눈에 이물감이 많아 자꾸 비비게 됐다 .피곤해서 눈꼽이 끼었다고 생각했는데 .. 아직도 눈이 벌겋다.
아침에 일찍 눈을 떴지만 따끔따끔하고 벌겋게 상한 눈을 보며 결혼식은 포기했다.
안약을 넣고, 소염재를 챙겨 먹고는 다시 누웠다. 봄 괜찮다.
아직도 눈동자는 벌겋고 부어있지만 따가움은 사라졌다 ... 어제 눈에서 레이저를 너무 쏘았나보다 ㅡ.ㅡ;;
아, 이게 시작글인데 .. 어째 끝나는 분위기다.
흠 여하튼 처음 참여한 촛불집회 ..
오전에 컴터 수업을 할때부터 오락가락 하던 비가 점점 굵어져서 .. 서울역에 내려서 시청을 가는 길에 이미
가방과 신발과 옷이 다 젖어버렸다.
사진이 다 .. 뿌옇다. 카메라도 모르는 사이 다 축축해졌던 모양이다.
도착한 서울광장.
따로 출발한 사람들이 모이도록 깃발을 세우고 있는 동안 ..
나는 처음으로 광장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마치 그곳에 처음 가는 사람 처럼 조심스럽게 말이다.
이때 그냥서민님이 출현(?)하셨다.
우비에 비닐로 싼 카메라를 들고 .. 좀 지친모습이었지만 여전히 따�한 미소로 ..
나에게 연락하려고 애쓰셨다는데 .. 왠지 미안했다.
의무감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숫자나 도구가 되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판단이 있었고,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 왜 미안한거지? .. 잘못인건가? (.....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부분 ..)
그리고 핸펀에 번호를 적고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 .. 첫, 사진 ..
세 모녀 .. 또는 세 소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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